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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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들은 누구 하나 우리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이스마힐은 내가 그동안 알아왔던 황제들이랑은 많이 다르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식에 따르면 황제들은 황위를 공고히 하고 왕조를 계승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여러 여자들을 거느리고 끊임없이 종족 번식의 의무를 다 했던 것 같은데 이스마힐은 그렇지 않았다.
여자들과 잠자리를 갖는 것이 당연하고 장려되던 것도 이스마힐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이스마힐은 궁녀나 시녀들이 일정한 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했고 자기 자신도 선을 지켰다.
그래서 그가 욕구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냥 이스마힐이라는 남자는 이성이 아닌 나라는 존재, 아젤린이라는, 아니, 아젤린에게 빙의된 나라는 존재에 한정해서만 반응을 하는 건가?
기분이 좋아졌다.
기특하다는 생각도 들고.
목욕물이 다 받아지자 시녀들이 목욕통에 꽃과 오일과 여러가지 가루를 뿌렸다.
그렇게 하고 휘휘 물을 젓자 좋은 향이 올라왔다.
목욕통 옆에는 작은 의자가 놓여지고 그 위에 목욕을 하면서 마실 수 있는 와인과 과일이 놓여졌다.
이렇게 호화로운 시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시녀들이 나가자 이스마힐은 오래 참았다는 듯이 내 옷을 훌훌 벗기기 시작했다.
문득문득, 샬럿과 카트린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는 이스마힐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비관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저지른 일도 아니고, 그리고 그들의 논리에 휘둘릴 필요도 딱히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뭐?
숙부랑 조카를 같이 모시는 게 뭐?
그리고 대공이랑 그런 관계가 됐었다면 그건 어차피 아젤린의 의지도 아니었을 것이다.
모신다는 말도 마음에 안 든다.
나에게는 이스마힐밖에 없었고 나는 마음으로 그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으로 그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그에게서 스스로 멀어지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그렇게 하면 이스마힐은 오히려 상처받고 오해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그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이스마힐은 내 뒤에 앉아서 내 엉덩이 골에 페니스를 비비면서 노는 것에 심취한 것 같았지만.
그리고 내 등에 자기 가슴과 복부를 딱 붙이고서 나를 안고 내 가슴과 배를 쓰다듬는 것에도 재미를 붙인 것 같았지만 그를 보고 싶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이스마힐은 순순히 나와 마주 앉아 주었다.
내가 가만히 그를 바라보는데도 그는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이스마힐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손으로 물을 떠서 그의 어깨 위에서 흘려 주었다.
그렇게 몇 번.
그러면서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황홀해질 수 있는 건지.
그렇기야 하겠지.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 남자가 내 남자라는 사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대로 그도 나를 바라본다는 사실이었다.
나를 열망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그의 눈빛에 담겨서 보였다.
“아젤린.”
그가 내 이름을 부르고 웃었다.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불러봤나보다.
나는 그를 보고 웃어주었다.
“이스마힐.”
나도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혹시 언젠가 내가 이 이름을 내 소설에 썼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아니겠지?
이 이름이 익숙하다고 생각되는 건 그냥 순전히 내 착각이겠지?
아니면 이스라엘이랑 비슷해서 그런 건지도 몰라.
“샬럿이랑 카트린은 어땠어요?”
나는 그의 쇄골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이상하다.
내가 누군가를 향해서 질투하는 감정을 갖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그랬다.
이스마힐이 두 사람을 싫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마힐은 얼굴을 찡그렸다.
“두 사람 때문에 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지만 말은 해 주지. 두 사람의 어떤 것도 기억나지 않아. 나는 아젤린만 있는 곳에 갔다가 온 기분이야.”
아이그. 이 자식.
말도 왜 이렇게 예쁘게 하지?
나는 그 대답이 너무나 흡족해서 그를 안아주었다.
포옥 안아주고 싶어서 그의 다리 위로 올라가 앉았더니 저절로 벌어진 다리 사이에 그의 은밀한 부위가 느껴져서 금방 분위기가 위험해졌다.
이스마힐이 나를 바라보고 내 몸을 쓰다듬다가 내 팔을 어루만지더니 갑자기 눈이 커졌다.
“또 다친 거야?”
“네?”
아.
검술 훈련을 하다가 팔에 조금 상처가 났는데.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뱅글 팔찌로 잘 가렸었는데 이스마힐이 이걸 지금 처음 보는구나.
“금방 나을 거예요. 그리고 포션도 주셨으니까 그거 마시면 되는 거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꼭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아젤린.”
그가 나를 가까이 끌어 당기며 말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해 보고 싶어요. 어쨌거나 여기에서는 그게 제 삶의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여기에서는…
무의식중에 그 말이 나와버렸지만 그는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 거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뭘 하건 아젤린만을 위해서 해.”
“나는 이스마힐을 위해서 할 건데.”
그러자 이스마힐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라는 말을 하는 거야.”
“왜요? 내가 이스마힐을 지켜줄 건데?”
장난스럽게 그의 목을 꼭 끌어안고 입술에 입을 맞출 듯이 가까이 얼굴을 댄 채 말하자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이스마힐. 나는 이스마힐이 좋아요. 아주 많이요.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건 그건 다 잊고, 나라는 종이에 이스마힐만을 가득 채우고 싶어요.”
이스마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팔이 내 허리를 감아왔다.
내 입 안으로 그의 혀가 들어오고 내 등을 어루만지던 손이 허리를 지나 엉덩이를 주물렀다.
내 안으로 그가 언제 들어온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흐으윽…!”
그는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챈들러 백작을 잃고 나서 이스마힐이 느낀 상실감에 대해서 들었어요. 나는 떠나지 않을게요. 그리고 이스마힐의 곁에서 지켜줄게요.”
왜 이렇게 무책임하고 감상적인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그를 지켜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건 나도 부탁하고 싶어지는군. 떠나지 않는 것.”
이스마힐이 말했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하는 건가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주 잠깐이기는 했지만 그의 눈이 슬퍼 보인 것 같았다.
“이스마힐?”
그러나 그는 웃음을 짓고 고개를 저었다.
자기가 한 말 때문에 괘념치 말라는 듯이.
나는 언젠가 이스마힐이 나에게 그런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
너무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아서 슬펐다고 했었던가?
무슨 말이냐고 물었지만 그가 당황하는 것 같아서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었는데.
그런데 지금도 뭔가 있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 내가 물어보면 안 되는 거죠?”
이스마힐은 나를 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신탁의 내용 중에 아젤린에 대한 게 있었고 신탁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의미가 변질된다는 것 정도는 말해줄 수 있어. 아젤린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비밀.
아젤린이 아닌 나의 존재에 대해서.
그러나 그는 말할 수 없었고 나는 물을 수 없었다.
내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묻는다면 어쩌면 그는 말을 해 줄 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제국과 이스마힐의, 그리고 어쩌면 대륙의 멸망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나는 언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언약이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충동질하는 주변인의 역할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기다리면 저절로 알게 되겠지.
이스마힐은 나를 안았다.
그냥 단순히 안은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내 안으로 들어오고 싶다는 열망이 짙게 느껴졌다.
나는 몸을 움직여서 그를 받아들였다.
이스마힐의 눈이 잠시 찌푸려졌다.
나는 그의 미간에 잡히는 주름을 손가락으로 펴 주었다.
그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더니 웃음을 지었다.
“나는 말해줄 수 없지만 아젤린이 저절로 알아낼 수 있게 되면 좋겠어. 내가 아는 것들 전부.”
“왜요? 그리고 어떻게요?”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왜요?”
나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갔다.
“우리 사이에 비밀이 없었으면 하니까.”
그가 나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나는 감격했다.
“내가 입을 다물고, 생각을 하면 아젤린이 알게 되는 방법은 없을까?”
“마법으로 안 되나?”
내가 물었더니 그가 웃었다.
“이스마힐. 이스마힐이 마족이랑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건 알아요?”
그러자 이스마힐이 내 안에 거칠게 들어와서 그대로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마왕이 가진 위태롭고 위험한 매력을 내가 다 가지긴 했지.”
아이쿠. 이 자식.
그게 그렇게 해석 됐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