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33)
— 하고 싶은 것도 많고. –>
“수트를 입어야 되니까 이걸 벗어야지.”
아. 그렇지.
맞아. 원래 그러는 거야.
그런데도 내 얼굴은 갈수록 붉어지기만 했다.
이스마힐은 그런 내 표정을 보는 게 재미있었는지 옷을 전부 벗고 내 앞에 당당하게 섰다.
아니. 속옷까지 벗을 필요는 없는 건데.
그리고 그 녀석은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거야, 이스마힐?
그러나 이스마힐은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은 채 수트를 구경하고 있었다.
발기가 돼 있기에 바로 나를 덮칠 줄 알았더니 그렇지는 않았다.
수트를 빨리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의 욕망을 잠재운 것 같았다.
설레서 촐랑거리는 이스마힐을 톡 때려서 속옷을 다시 입게 하고 그의 앞에 앉아서 바지를 입혀 주었다.
그는 온통 신기한 것 뿐인지 바지를 입어 보고 재미있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리도 잘 맞고 수트 팬츠도 멋있게 어울렸다.
단추를 꼼꼼하게 채우려는 이스마힐을 보고 나는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해 주었다.
“어차피 와이셔츠를 입고 그걸 안에 넣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우선은 그냥 후크만 잠그면 될 거예요.”
그는 새하얀 백지 같았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그의 얼굴에서 눈을 떼기 위해서 나는 몇 번이나 결심을 단단히 해야 했다.
와이셔츠를 입히자 그는 자기 몸을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남자는 가슴으로 셔츠를 입는다고, 그건 진짜 진리다.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나는 한동안 넋을 놓았다.
“그리고 이걸 여기에 넣고 바지를 입으면 돼요.”
“응. 원래는 지퍼가 달려 있다고 했지?”
“네.”
그는 지퍼의 원리를 궁금해했지만 내가 설명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보니 그는 그걸 일종의 마법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퍼의 원리나, 지퍼를 만드는 법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넥타이는 매 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다시 한 번 벽에 부딪쳤다.
그러다가 결국 그의 목에 넥타이를 한 번 감아서 매듭을 한 번만 짓고 그대로 목 아래로 흘러내리게 해 놓았다.
“이렇게 하는 거군.”
이스마힐이 만족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 그건 아닌데.
아, 몰라.
이스마힐이 현대 세계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내가 넥타이도 못 맨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
“제법인데? 이런 것도 할 줄 알고 공녀 전하가.”
그가 장난을 치며 말했다.
넥타이를 그따위로 매 두었더니 머리에서 땀이 다 날 지경이었다.
커프스도 해 주고 넥타이 핀도 꼽아주고 대망의 재킷을 입혀 주었더니 그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느라고 떠날 줄을 몰랐다.
“마음에 드는데? 이렇게 입는 것 맞는 거지?”
그는 팔을 들어 보기도 하고 뒤로 돌아서 뒷모습을 보기도 하면서 연신 감탄했다.
지 몸 보고 그렇게 좋을까 싶었지만 그는 이해해 줘야 한다.
지 몸이라고 해도 감탄이 나올만큼 정말 대단한 몸이었으니까.
핏이 어쩜 저렇게 잘 살까.
예술이다. 예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더니 이스마힐의 얼굴에, 이스마힐의 몸에 마담 르네의 수트를 입혀 놓으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말 멋있어요. 이스마힐.”
“그곳에서는 남자들이 모두 이런 걸 입어?”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이들 입죠. 학교에 다니는, 그러니까 제국의 아카데미에 해당하는 곳에 다니는 학생들도 이런 스타일의 교복을 입고 다니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도 대부분 수트를 입고 다니고요. 직장 분위기가 편안해서 수트 입는 걸 강요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격식을 차리는 곳에서는 이렇게 입어요.”
“여자들은?”
“여자들은 이런 재킷에 스커트요. 무릎 길이보다 조금 짧은 정도의 스커튼데 그 길이는 유행이 자주 바뀌어요.”
“무릎 길이?”
그는 충격을 받은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젤린도 거기서는 그런 걸 입었어?”
“저는 거의 바지를 입었죠. 트레이닝복이라고 편한 옷이 있어요. 특별히 나갈 일 없으면 그냥 그렇게 간단한 차림으로 글을 썼어요.”
그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듯 허공을 바라보았다.
“나도 거기에 가 보고 싶어. 아젤린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나?
나를 왜 보고 싶어?
그냥 아젤린의 모습으로 기억해 주는 걸로 하자, 이스마힐.
누나 좀 험하게 생겼어.
인상도 좀 무섭고.
그냥 아젤린처럼 생겼다고 생각해줘.
그러나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자기가 한 말은 생각도 하지 않고 또다시 거울 속의 자신에게 감탄하느라 삼매경에 빠졌으니까.
완벽한 저 남자가 갖지 못한 것 하나가 ‘제대로 맨 넥타이’네.
그래도 좋단다. 우리 이스마힐은.
그래. 본인이 좋으면 된 거지 뭐. 그럼!
“정말 잘 어울려요. 화보에서 방금 나온 것 같아요.”
“화보?”
“음…”
나는 내 나름대로 설명을 했다.
이스마힐이 이제 어째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다 믿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꿋꿋하게 밀고 나갔다.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을까?
아냐. 이스마힐이 어떻게 알겠어.
이스마힐은 거울 앞에서 좀 더 자기를 구경하더니 이제 옷을 벗겨 달라고 했다.
벗는 건 자기가 할 수 있지 않나? 하고 있는데 자기는 그런 건 못 한다면서 빨리 벗겨달라고 칭얼거리는데 왠지 속셈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마음에 들어요?”
가장 먼저 넥타이를 먼저 풀어주려는데 매듭이 꽉 조여서 풀리지를 않았다.
“이건 좀 위험한 것 같아. 왜 이런 걸 하는 거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어.”
이스마힐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내 손에는 그의 넥타이가 위험하게 잡혀 있었고 나는 넥타이를 풀기 위해 그의 턱 밑에 얼굴을 들이밀고서 초집중을 했다.
“아오…!”
이러다가 성질 버릴 것 같다.
멍청하게 뭘 이렇게 꽉 묶었지?
나 스스로에게 욕을 하다가 드디어 매듭을 풀자 나와 이스마힐 모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이건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차라리 그냥 스카프를 하는 게 낫겠어. 그래도 많이 이상하지는 않겠지?”
“네. 네. 그럼요. 그것도 좋죠.”
그게 좋겠네. 이스마힐도 그건 묶을 줄 알 테니까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자고 해야지.
이스마힐은 목을 묶고 있던 넥타이가 풀리자 허겁지겁 맨 윗 단추를 풀었다.
그렇게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
이스마힐.
다 풀 거야?
하긴.
벗는 중이니까 다 푸는 게 맞기는 한데.
누나 왠지 코피 터질 것 같다.
아. 왜 이렇게 섹시하지?
미칠 것 같다.
이스마힐은 내가 넋을 놓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듯 아주 스트립쇼를 하는 것처럼 느긋하게 단추를 풀어 내려갔다.
“이렇게 하는 거 맞지?”
어디서 약을 치실까.
다른 건 몰라도 단추 달린 셔츠야 여기 있는 거랑 비슷한데.
여기에 있는 건 좀 더 나풀나풀거리고, 남자들이 입는 것도 블라우스처럼 화려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와이셔츠하고 크게 다른 건 없는데 아주 이 자식이 그 옷도 어떻게 벗어야 되는지 모른다는 표정이다.
그러고도 셔츠를 아주 벗지는 않고 그대로 바지 후크를 풀었다.
아…
위험해.
이건 점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이스마힐이 천천히 바지 단추를 푸는 동안 그의 음모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안 돼.
고개를 돌리자고 마음을 먹는데도 되질 않았다.
“하아…”
나는 나도 모르게 후끈한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런 건 어디에서 배운 걸까.
애써 고개를 돌리려고 하는 시도는 모조리 수포로 돌아갔고 나는 이제 이스마힐의 포로가 된 것처럼 망연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멋진가?”
이스마힐이 말했다.
다른 인간이 그런 말을 했으면 재수없다고 느껴졌을 텐데 그가 그렇게 말하니 도저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네. 반박을 할 수가 없네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청량한 웃음 소리를 냈다.
“하고 싶은 걸 참았는데. 지금은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
이스마힐이 말했다.
나도.
누나하고 생각이 똑같네?
나는 이스마힐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셔츠를 어깨에서 벗겨냈다.
넓게 잘 빠진 어깨를 보면서도 감탄이 나왔다.
내 시선은 내 바로 앞에 놓인 그의 쇄골에 이르렀다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순결해 보이는 그 유두에 머물렀다가 그의 불꽃같은 배렛나루에 닿았다.
내 손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몸을 쓰다듬었다.
이스마힐은 내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천천히 내 입술을 가져갔다.
그의 혀가 내 입 안으로 들어와 감미로운 타액을 전했다.
그의 손 움직임이 점점 분주해졌다.
그가 급하게 내 옷을 벗겼고 나도 재촉하듯이 그의 옷을 벗겨냈다.
생소한 옷차림의 그를 보고 있자니 현실감이 흐릿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이것이, 이 제국에서 공녀 아젤린으로 사는 것이 현실인데 그런 느낌이 붕 뜨는 것 같았다.
그는 책상 위를 치우고 나를 그 위에 올렸다.
그리고 나를 눕힌 채 내 위로 엎드렸다.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내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의 손이 내 허벅지 안쪽을 더듬으며 움직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