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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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과 카트린의 황궁 생활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게 돌아갔지만 그렇다고 이스마힐이 대공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아니었고 그는 포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낌없이 나에게 주었고 클레이튼은 포션을 믿고 더 열심히 훈련을 시켰다.
어째서 이게 나에게는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느껴지는 걸까.
클레이튼은 살짝 맛이 간 것 같았다.
우승 상금이 그렇게 많이 걸린 것도 아닌데 오직 명예를 위해서 애가 미쳐가고 있었다.
이겨서 뭐 하려고 그러냐고 하니까 그래도 이기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면서.
아니. 그건 다 좋은데 왜 나를 꼭 같이 끌고 들어가냐고.
그 일은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
기사단마다 대표를 뽑기 위한 열띤 경쟁이 시작되기도 했다.
우선 우리가 검사 대표를 뽑아야 했기 때문에 일정은 조금 빠듯하게 잡혔다.
어느 순간부터 클레이튼이 나를 견제하는 것 같은데 쟤도 진짜 이상하다니까?
아니. 왜 그렇게 목표를 크게 잡아서 상처를 받냐고.
그냥 대충 밀크 정도를 이기는 걸로 목표를 잡으면 좋잖아?
그러면서도 나를 가르치는 건 게을리하지도 않아요.
도대체 클레이튼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나한테 이기는 걸까, 지는 걸까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늘 의문에 잠겨있었는데 시합이 다가오면서 나는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제 옆에서 같이 달리는 놈이 우사인 볼트인 것도 모르고, 나는 그냥 저 사람 한 명만 따라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그 사람을 이기겠다는 목표만 두고 달린 결과, 클레이튼은 미친 실력을 보였다.
어느 누구도, 심지어 밀크 단장조차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건 클레이튼만 그런 게 아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들이 왜 이러지?
왜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갸웃거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진짜로 경쟁이 되고 대련이 의미 있어지는 것은 클레이튼과 대련할 때 뿐이었다.
밀크 단장조차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말로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나와 클레이튼을 바라보았다.
미안. 밀크 단장.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어.
클레이튼 역시 그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밀크 단장을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는 정말로 감격한 표정이었다.
승부는 쉽게 결정이 났다.
클레이튼은 3등과 무시무시한 격차를 벌인 2위였고 나는 1위였다.
3위는 밀크 단장이었는데 밀크 단장은 자기가 3위라는 사실에 절대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번개의 그림자는 오로지 실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곳.
밀크 단장이 단장이었던 것은 그가 그동안 가장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클레이튼이 그보다 더 강해졌다는 것이 너무나 확실해졌다.
밀크 단장은 그 점을 인정했고 단장 직을 내려놓았다.
클레이튼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최단 시간 안에 단장이 됐다.
그건 원래 내가 됐어야 하는 거였지만 이스마힐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했다.
누나는 지금도 너무 바빠서 자기랑 놀아주지 못한다고 하면서 단장까지 하면 언제 놀아주려고 하냐고.
이스마힐이 그렇게 말을 했을 때 나는 차를 마시고 있었고,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이스마힐 때문에 너무 놀라서 차를 급히 삼켰다가 입천장이 다 까졌다.
“누나라고… 했어요?”
“누나라면서?”
“누나라고 안 부른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자주는 안 불러줄 거지만 가끔은 불러줄 수도 있지 싶어서.”
“어이구. 어쩌다가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됐을까?”
“누나라고 부르면 약해질 것 같아서. 그래서 앞으로, 하기 어려운 부탁이 있으면 누나라고 부르려고.”
이 자식이!
그러면서 단장을 못하게 막는 바람에 클레이튼이 단장직을 맡게 됐다.
밀크 단장은 이제 밀크 단장이 아니라 그냥 밀크.
단장이었을 때는 그나마 단장이라는 말이 가진 위엄 때문에 이름이 그렇게까지 귀엽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그냥 밀크라니.
아. 안 돼. 웃으면.
밀크 요즘에 기분도 안 좋은데.
어쨌건 번개의 그림자에서는 내가 대표가 되고 클레이튼은 단장이 되고 밀크는 강등이 되었다.
크으. 라임 굿.
밀크는 그 일로 기분이 아주 안 좋았는데 그의 화가 드디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자기는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실력자가 둘이나 있어서 우리 기사단에서 3위로 밀려났는데 다른 기사단을 가만히 보니까 거기는 별 깜도 안 되는 것들이 1위가 돼서 대표 자격을 얻은 것이다.
밀크는.
분개했다.
그리고 기사단마다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했다.
제국의 명예를 더럽힐 검사에게는 제국의 대표라는 이름을 줄 수 없다며 자기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사단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깽판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는데.
싫어!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지만 우리 기사단에서는 1등이니까 내가 기사단의 대표로 나갈 거다! 라고 말할 놈이 어디에 있겠는가.
밀크는 간판 깨기를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을 더 기죽게 만든 건 그런 밀크가 번개의 그림자에서는 고작 3위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2위에게 밀려서 단장직도 내려놓았다는 것 역시 사람들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우리 기사단의 1위가 누군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대충 짐작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설마 내가 밀크까지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이겼을 거라고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나로서는 알아주지 않는 게 오히려 더 편했다.
밀크의 간판깨기는 거침이 없었다.
황실 소속의 모든 기사단들이 밀크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가 원래 단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기사단의 단장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것은 꽤 자연스러웠다.
원래도 성질이 나빴는데 기분까지 나쁘니 거칠 게 없었다.
거기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그래서 샬럿과 카트린이 내 별궁에 와 있다는 소문은 흥미도 끌지 못할 정도였다.
나도 밀크의 간판깨기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샬럿과 카트린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다가 별궁에서 두 사람이 시녀복을 입고 축 처진 채 돌아다니는 걸 보고 깜짝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왜 여기에 있어?
왜 그러고 있어?
왜 그런 걸 입고 있어?
그런 질문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때마다 샬럿과 카트린은 화가 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가 자기들을 놀린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일단 그런 모습을 보면 드보라는 절대 그 둘을 가만 두지 않았다.
“감히 지금! 공녀 전하를 어떤 눈으로 본 겁니까!”
라고 버럭 소리를 질러서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게 만들었다.
샬럿과 카트린에게 화를 좀 내 보려고 해도 그 전에 나서서 드보라가 다 처리를 해 주었기에 나는 그냥 두 사람을 연민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드보라는 두 사람에게 얄짤없었다.
드보라는 시녀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두 사람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야단을 쳤다.
다른 사람들도 드보라의 배후에 이스마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드보라와 비슷한 포지션을 취했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밀크의 간판깨기가 한참 진행되는 와중에 밀크와 페멘토르와 한판 승부에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페멘토르가 양아치 같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숨겨진 검술이 상당하는 말을 언젠가 들은 기억이 났다.
페멘토르의 집안이 공작의 작위를 받은 것은, 제국이 세워질 당시에 황제를 구하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을 인정받아서 그런 거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가문 대대로 비술이 내려진다는 소문이 있었다.
설마 저 페멘토르 따위가?
페멘토르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래도 소문이 있으니 그의 본실력이 궁금해지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밀크가 페멘토르에게 도전장을 냈다고 하니 당연히 그 결과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밀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혹시? 하는 생각이 머리 뒤꼭지를 잡아당기는 그런 느낌.
밀크가 다른 기사단의 단장들에게 결투 신청을 하고, 난다 긴다 하는 검사들을 납작하게 눌러 놓으면서 우리 기사단의 시합 진출권이 점점 늘어났다.
처음에는 각 기사단의 대표들이 검술 시합에 대표로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밀크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강한 사람이 대표가 되는 거지, 기사단별로 대표를 뽑을 필요는 없는 거라면서.
찐따 중에 왕이라고 그 찐따가 아스테라 제국을 대표할 수는 없는 거라면서 여러 기사단을 향해 광범위하게 어그로를 끌었는데, 거기서 화를 내면 자기가 찐따라는 걸 공인하는 꼴이 돼서 함부로 나서지도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
그러자 이스마힐도 그게 좋겠다면서 그냥 승낙을 해 주었다.
그거야말로 합리적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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