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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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감지했는지 율레인이 잽싸게 치고 들어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공녀 전하. 공녀 전하께서 초대해 주신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무위도 직접 보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보여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아이고. 예의 바르게 말도 잘 하네.
뉘 집 자식인지 그 집 부모가 아들을 잘 키웠네.
나는 클레이튼을 바라보았다.
이스마힐이 공들인 신성제국의 기사단장이 특별히 이렇게 말을 해 오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겠냐는 표정으로.
이제 공은 너에게 넘어갔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그가 한숨을 푸욱 내쉬고는 고개를 숙였다.
클레이튼. 인생 뭐 있냐?
잘 생긴 남자 보면 기분 좋아지는 거고. 어?
“폐하께 먼저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그래. 그렇지.
이스마힐도…
와야지.
바람 피우다가 걸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심장이 두근두근하지?
고개를 들자 성기사 꽃돌이들이 나를 보면서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고 있었다.
나는 마나를 사용하고 무위의 실력이 높아지면서 신체 기능도 보통 때보다 좋아져서 그 사람들이 하는 말도 다 들렸다.
“저렇게 작은 체구로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신다는 게 믿기지 않아.”
“역시 대공의 양녀라는 혈통 때문인가?”
어이쿠.
“양녀가 혈통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혈통 때문이라는 말은 일리가 있지. 아젤린 공녀 전하의 생부가 챈들러 백작이라는 말이 있잖아.”
브레인 등장.
“챈들러 백작의 따님이라면 그러실 만도 하지.”
“공녀 전하의 검술을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그런데 정말, 여신님의 현신처럼 아름다우셔.”
“나도 그 생각을 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게 배교적인 건 아닌가 해서 조심하고는 있지만.”
“여신님의 은총이 아니면 저렇게 아름다우실 수가 없지.”
흐뭇하군.
자식들.
지들끼리 속닥거리면서도 나쁜 말은 안 하네.
우리는 거기에서 대충 헤어졌는데 클레이튼은 계속 내 옆에서 구시렁거렸다.
아주 그냥 눈에서 꿀이 뚝뚝 흐르더라느니, 내가 그렇게 활짝 웃는 건 본 적이 없었다느니 폐하께 이르겠다느니.
이걸 그냥 확!
그동안 이 자식을 너무 풀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마힐에게 미안할 건 하나도 없었다.
미청년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 근육이 풀리면서 웃음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폐하께도 연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클레이튼이 말했다.
웃기셔?
누가 몰래 하겠대?
내가 말 할 거야, 내가!
그리고 우리는 경쟁적으로 이스마힐의 집무실로 뛰어 들어갔는데 이스마힐은 완벽한 정복 차림으로 집무실에서 정무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입고 가면 되겠지?”
이스마힐이 말했다.
헐…
그의 옆에는 내 책이 놓여 있었는데 책이 어디까지 말을 해 준 걸까.
아니. 솔직히 말을 해 준 거면 걱정할 것도 없다.
율레인이 잘 생겼다고 내가 율레인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벼룩시장에서 엄청 마음에 드는 빈티지 물건을 발견하고 기쁜 것 같은 그런 감정이니까.
“드보라에게 말을 해두지. 나도 별궁 후원에서 하는 정도로 작은 규모인 게 좋을 것 같아. 구색을 맞추자고 다른 나라 기사단들까지 초대할 필요는 없잖아? 우리 목표는 어디까지나 신관을 끌어들이기 위한 성기사들이니까.”
이스마힐이 마치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얘기를 하자 클레이튼이 어안이벙벙한 표정으로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미… 폐하랑 말씀이 다 되어 있었던 거였어요?”
그가 물었다.
“우리는 항상 잘 통해.”
이제는 클레이튼이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죄송하다며 굽신거렸다.
그때까지 모르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그리니치도 새 옷을 입고 있었다.
헉!!
그리니치도 연회에 갈 건가봐.
세상에.
이스마힐도 진짜 가혹하지.
그리니치가 거기에 가면 온갖 존잘들이 와 있는 걸 보게 될 텐데, 얼마나 큰 자괴감을 느끼라고 그리니치를 데려가려고 하는 거래?
그런데 그리니치…
설렌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리니치에게는 그게 첫 연회였다.
그리니치가 오고 난 후에는 너무 바빠서 연회가 열린 적도 없었다.
“그리니치…도 가는 거야?”
“예. 저는 항상 폐하의ㅣ 곁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것보다는, 목표가 다른 데에 있는 것 같은데.
예쁜 영애가 춤을 청한다면 거절할 생각은 없습니다 라는 마음가짐 같은데…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 후로 연회 준비는 착착 진행이 됐다.
성기사들이 나에게서 보고 싶어하는 게 검술이었기에 나는 그들에게 검술 시범을 보일 수 있도록 바지 차림을 했다.
별궁에서 내가 뭘 입을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스마힐이 갑자기 난입을 하듯 들어오더니 짧은 재킷은 안 된다면서 주의를 주었다.
옷은 자기하고 맞춰서 하얀 색으로 하라고 하고 재킷은 어느 정도 허리 아래까지 내려와서 몸의 곡선을 가리게 하라고 했다.
안 그러면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발기한 게 다 보일 거라고 말하는데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이스마힐은 요즘에도 나를 보고 툭하면 그걸 세우니까.
누나가 특별히 봐준다. 이스마힐.
나는 이스마힐이 시킨대로 복장을 정하고 연회의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다른 건 상관이 없지만 어떤 음식을 낼지는 중요했다.
내가 먹을 거니까.
그날은 내가 많이 먹는다고 드보라가 타박을 할 수가 없으니까 연회가 열리는 날이야말로 나는 고삐풀린 망아지가 될 수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치맥을 준비하게 하고 싶은데.
그럴 수는 없으니까 가능한 범위 안에서 나는 내가 배터지게 즐길 메뉴를 골라서 연회를 준비하게 했다.
원래 연회에 나오는 음식들이 한 입 크기에,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는 룰 같은 건 나에게 전혀 의미가 없었다.
한 입 크기는 뭔 한 입 크기.
여러 번 집으려면 팔만 아프지.
베어 먹으면 되는데 번거롭게 무슨.
드보라는 바로 반박을 해 왔지만 나는 시간이 촉박해서 의견을 절충할 수 없으니 그냥 내가 결정한 대로 하자고 말하고 튀었다.
성기사단이 참석하는 연회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황궁 안에 퍼져 나갔다.
하여간 소문은 어떤 경로로 퍼지는 건지 진짜 신기할 따름이다.
성기사단은 아스테라 제국에 입국한 것과 동시에 사람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녔다.
내가 알아본 미모를 다른 사람들이 몰라볼 리가 있겠는가.
늘 멀리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을 연회에서 가까이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자 사람들은 정신이 없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쉽게 포기를 했지만, 어쩌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귀족 영애들은 자기들도 참석을 할 수 없을까 하면서 머리를 들이밀려고 했다.
그러나 내가 허락을 해 줄 리가 있겠나 했는데.
그런데.
헐.
이스마힐이 허락을 해 버릴 줄이야.
애초에 별궁 후원에서 열기로 한 이유가, 그냥 소규모로 열어서 그 핑계를 대고 경쟁자를 차단해 보려고 그런 거였는데 이스마힐에게는 성기사들이 경쟁자였던 거라 성기사들이 나만 보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나한테 협조적으로 구는 것 같아서 방심했더니 이 자식!!!
그러면서 이스마힐은 별궁 사용료를 엄청나게 물려버리고 그 돈을 연회 참석자들에게 나눠 내도록 했다.
내가 세금을 거둬서 황실 재정 건전화 좀 시키라고 말했더니 그 후로 아주 그냥 돈독이 오른 것처럼 굴었다.
잘 했어. 잘 했어. 누나 돈만 안 뺏으면 돼.
별궁 사용료로 터무니없는 참가비를 내야 했는데도 황성 안의 난다 긴다 하는 귀족 가문의 영애와 귀부인들은 거의 다 참가를 한 것 같았다.
입장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막판에 연회 장소를 다른 후원으로 옮겨야 했을 정도였다.
이스마힐은 그런 상황에도 당황하기는 커녕, 이렇게 하면 돈을 금방 벌 수 있겠다면서 해맑게 웃었다.
어차피 성기사들은 나를 보려고 온 거라 연회 장소가 바뀐 것이나 다른 것들의 준비가 부실한 것에 대해서 전혀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이스마힐이 특별히 참석해준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했고 밀크를 보게 된 것에 감격했고, 그리니치를 보고는 기절할 뻔 했다.
그리니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해 버렸다.
성기사들은 그리니치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란 얼굴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묻는 그들에게 이스마힐은 직접 설명을 해 주었다.
마도구 덕이라는 말에 성기사들은 놀라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포션으로 넘어갔고 그 다음에는 신관들의 치유력에 대한 것으로 넘어갔다.
물 흐르듯이 그 진행이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 처음부터 대화의 목적이 그거였다는 걸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