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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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제국에는 에인션트급 드래곤이 두 마리 살고 있습니다. 레드 드래곤과 블랙 드래곤이죠. 신성제국의 신관들에게 치유 능력이 강해진 것도 어쩌면 그 두 드래곤 때문일 겁니다. 두 드래곤은 그저 유희로 사람들을 공격하죠.”
율레인이 말했다.
“그렇군요.”
“그렇습니다. 드래곤들이 공격을 할 때마다 무차별적인 희생이 이루어졌고 우리는 모든 일이 다 끝난 후에 신관들을 보내 살아남은 사람을 고치는 것 말고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력감만 느끼는 일이 수백년간이나 반복된 거죠.”
나.
이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알 것 같아…
왠지 이 뒷얘기를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스마힐에게 말하기 전에 왜 나한테 먼저 그 얘기를 해야 했는지도 알겠다.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이스마힐에게는 말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리라.
율레인과 성기사들은 자기들의 힘으로는 두 드래곤을 죽일 수 없었고 그동안 계속해서 희생을 당해오기만 하다가 이번에 내 소문을 듣고 나를 이용해서 드래곤들을 죽일 생각을 한 것이다.
내가 뭐.
드래곤 슬레이어냐?
그것도 뭐?
두 마리?
장난하나.
아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생각은 했다고 하더라도 생각으로만 그쳐야지.
죽을 게 뻔한 일에 어떻게 힘을 보태달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나는 그때부터 율레인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율레인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확 때려버릴까보다.
내가 씩씩거리고 있는데 클레이튼이 나를 가만히 불렀다.
그러더니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공녀 전하. 4천살이 넘는 에인션트급 블랙 드래곤과 레드 드래곤의 심장이 있으면 만들 수 있는 마도구가 있습니다. 신성 제국에 살고 있는 드래곤들은 그 나이를 채웠고요.”
이 새끼야.
죽어. 네가 죽어!!
나는 참지 못하고 클레이튼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누구는 목숨을 스페어로 가지고 있는 줄 아나.
클레이튼은 내가 대충 때리는 시늉이나 하고 말 줄 알았는지, 실제로 맞고는 할 말을 잃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는 거였단 말입니다!”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던 클레이튼이 도저히 억울해서 안 되겠다는 듯이 말했다.
“뭐?”
이제는 아주 울먹거리기까지 하더니 눈에는 눈물까지 고였다.
“누가… 차원 이동 한대?!”
이렇게 밀릴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클레이튼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나중에 공녀 전하께서 그곳으로 돌아가시게 되면 폐하께서 어떻게 견디시겠습니까? 저는 그때를 위해서 그걸 만들고 싶었다는 말입니다!”
그래놓고
운다.
엉엉.
나는 클레이튼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내가 차원 이동을 한 걸 안다면 내가 사실은 아젤린이 아니라는 것도 알겠네?
그럼 이 자식.
지금까지 왜 나를 공녀 전하라고 부른 거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얘기를 누가 해 준 거야?
그걸 아는 사람은 나하고 이스마힐밖에 없고 나는 클레이튼한테 말을 한 적이 없는데.
혹시 이스마힐이?
혹시고 나발이고 이스마힐 말고는 없잖아!
그러면서도 나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가 싫었다.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었는데 이스마힐이 왜 클레이튼에게 그걸 말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알 수 없는 배신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클레이튼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짓고 나에게 말했다.
“페하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아니. 확인은 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먼저 자발적으로 그러신 건 아니고 제가 모든 걸 미리 알아낸 후에 맞는지 확인만 부탁드렸습니다.”
이상해. 진짜 이상해.
클레이튼은 신탁의 내용도 알고 있었다.
제국 안에 어떤 비밀이 있건 그건 클레이튼과는 상관이 없었다.
그에게는 모든 비밀이 열린 문처럼 여과없이 들어갔고 어느 순간에는 신탁의 내용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리고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비밀이 어느날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서 풀렸다고 했다.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던 아젤린 공녀.
갑자기 깨어난 후에 성격과 모든 게 바뀌고, 그때 같이 나타난 여섯 권의 책을 이스마힐이 아무에게도 보지 못하게 하면서 매일 본 것.
아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 사실들만 가지고 내가 차원 이동을 했다고 유추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는 그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신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선대 황제에게 내려진 신탁이었는데 그때 차원 이동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이 올 거라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적시된 것은 아니었지만 클레이튼이었기에 그동안의 모든 정보를 연결해서 그 내용을 유추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돌아간 후?”
내가 묻자 클레이튼의 눈에 눈물이 다시 그렁그렁 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확신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리니치 이후에 여쭤봤어요. 감을 잡은 건 공녀 전하가 페멘토르 단장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았을 때였고요.”
어쨌든 얼마 되지는 않았다는 거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때린 거. 사과해야 돼?”
“사과해야죠, 그럼? 얼마나 아픈 줄 아세요? 아플 거 알고 때렸잖아요!”
그랬지. 아프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왜 때렸겠어.
나는 클레이튼이 한 말을 생각했다.
“폐하께서 먼저 말씀하셨어요. 마도구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달라고 저한테 부탁을 하셨거든요. 제가 설명을 해 드리는 동안 폐하께서 생각에 잠기시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말씀을 하셨어요.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는 마도구는 없냐고요.”
“이스마힐…, 폐하께서?”
“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폐하는. 내가 돌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신 거야? 혹시 그것도 책이 알려준 거야? 아니면 그것까지도 신탁에 포함된 거야? 클레이튼은 신탁의 내용을 안다고 했잖아. 그렇게 된대? 나. 돌아가게 된대?”
그러자 클레이튼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는 말이 아니라, 자기도 모른다는 것 같았다.
“제가 아는 신탁의 내용 중에 아젤린 공녀 전하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허락해 주셔서 책도 봤지만 저에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 왜 폐하께서 그런 마도구를 찾으신 거야?”
“그런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하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요?”
클레이튼의 말에 나는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까지 우리에 의해 완전히 소외되고 있던 율레인은 갑작스럽게 내가 울음을 터뜨리자 안절부절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무리 그래도 드래곤을 두 마리나 나한테 해치워달라고 한 건 너무 심한 말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죄책감을 제대로 느낀 것 같았다.
그러나 율레인은 아직 나에게 사과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우리의 대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율레인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폐하께는 뭐라고 말씀드렸어? 만들 방법이 있다고 했어?”
“가능은 하고 방법은 알지만 누구도 만들 수 없을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재료가 필요하다고요.”
“그랬더니?”
“뭔지 말을 하면 폐하께서 직접 구하시겠다고…”
“뭐?”
나는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클레이튼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이스마힐이 정말로 마도구의 재료가 뭔지 확실히 알게 된 후에 그 말을 한 건지 나는 다시 물었다.
클레이튼은 그렇다고 말했다.
“드래곤의 심장을 폐하께서 구하겠다고 하셨다고?”
“네.”
클레이튼도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도 이스마힐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나는 한동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만약 공녀 전하께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신다면 폐하께서도 더이상 사는 목숨이 아닐 테니 결과가 다르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드래곤의 심장을 구하려고 싸우다가 죽는 것과 말입니다.”
이스마힐 이 자식.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거. 내가 할게.”
“뭘요?”
“드래곤 하트 구하는 거. 드래곤 두 마리만 해치우면 되는 거잖아. 맞지? 나중에 가서 딴 소리 하는 거 아니지? 한 마리만 더 잡으라고 하거나.”
“그건 아닙니다.”
클레이튼이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돼 버렸을까.
율레인은 자기가 말을 한 번 잘못 했다가 내가 울고 불고 하면서 대성통곡 하는 것을 본 후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내가 바라보자 움찔했다.
“율레인 단장.”
“예, 공녀 전하.”
“내가 하겠습니다.”
“예?”
그는 깜짝 놀라서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대신. 신성제국의 가장 뛰어난 신관들을 우리 제국에 보내줘요. 영구적으로 말입니다. 신성제국의 신관이 모두 몇 명이죠?”
“80여명 정도가 됩니다.”
“높은 수준의 신관들은 얼마나 되죠?”
“여덟 명에서 열 명 정도입니다.”
“그럼 그 열 명으로 하죠. 타협은 없습니다.”
“…”
그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나라고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죽여야 할 드래곤들이 얼마나 강하고 대단한 놈들인지 느낌이 팍 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제국에 신관 아카데미나 신전을 세워서 신관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제국으로 온 신관들은 여기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제국에 후진을 양성해야 할 겁니다. 우리의 요구 조건은 그거예요. 그러니 이 문제를 가지고 의논을 하도록 하세요.”
“하지만 그건…”
“단장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건 압니다. 그 일이 성사되도록 만드세요. 신성제국이 더이상 두 드래곤에게 짓밟히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는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공녀 전하. 반드시 두 드래곤을 해치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성기사단 단장이 나한테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확실한 게 좋은 거니까 우리가 나눈 얘기를 확증할 수 있는 서식은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그 생각을 말로 하기도 전에 클레이튼이 주머니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더니 간단하게 그 내용을 적고 서명을 해 달라며 율레인에게 내밀었다.
악독한 자식.
내 서명까지 요구하면서 클레이튼이 나에게 그걸 내밀었을 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클레이튼. 그동안 나한테 서운한 게 많았구나?”
그러자 클레이튼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나를 보았다.
“저는 그동안 딱 세 분께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폐하와 공녀 전하, 그리고 밀크 경입니다. 이건 폐하와 공녀 전하를 위하는 일이니 반드시 해야죠.”
“그래. 알았어.”
그렇다고 하니까 믿어야지.
율레인도 점점 확신이 들었는지 그 일을 반드시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아. 그리고. 폐하께서 이 일을 아시면 허락을 안 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만 폐하께 다른 정보를 드리면 어떨까 싶은데요.”
클레이튼이 말했다.
“폐하를 속이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책이 그에게 사실을 말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하자 클레이튼은 그건 그때 가서 대응하면 될 거라고 말했다.
“어떤 걸 말하는 건데?”
“공녀 전하께서 죽이셔야 하는 게 4천년 넘은 에인션트급 드래곤 두 마리라는 걸 아신다면 폐하는 절대로 허락을 안 하실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헤츨링 정도로 하죠. 헤츨링 한 마리요.”
“뭐?”
“율레인 단장이 헤츨링 한 마리만 해치워주면 신관 두 명을 2년간 보내주겠다고 해서 가는 걸로 하죠. 그러면 임무가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테니까 허락을 하실 겁니다.”
하아…
이 자식이야말로 충신 맞는데.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와 이스마힐이 헤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런다는 것도 알겠는데.
왜 이 자식이 자꾸 보스몹으로 느껴지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