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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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레인을 시작으로 성기사들의 몸에서 하얀 빛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검을 매개로 해서 검에 마나를 흘려 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신에게 바친 몸을 매개로 신성력을 폭파시키고 있었다.
그 힘은 샬럿과 카트린을 제압하고 있었고 샬럿과 카트린은 마치 퇴마 의식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미친 듯 몸부림을 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두 사람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온 것은 그때였다.
검은 잉크를 억지로 담아두고 있던 몸이 젖으면서 그곳에서 잉크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고 해야하려나.
아니면 검은 빛을 가두고 있던 것이 터져버린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두 사람의 몸은 안에 갇혀있던 것을 더이상 담아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샬럿과 카트린의 비명이 처절하게 들려왔다.
나는 검을 집어들었다.
“두 사람이 평화롭게 죽을 수 있도록 해도 되겠습니까.”
내가 말하자 율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는 여자들의 몸에 신성력을 밀어넣어 죽이는 것은 편치 않았을 것이다.
“너희의 죄를 사함받고 구원을 얻기를 바란다.”
나는 샬럿과 카트린에게 말하고 그들의 심장을 검으로 찔렀다.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길게 한탄하는 것 같기도 했고 오랫동안 속박되어 있던 것에서 겨우 풀려난 것처럼 안도한 것 같기도 했다.
그들은 금세 숨을 거두었다.
샬럿과 카트린의 저항이 끝나자 성기사들은 신성력을 거침없이 밀어넣었고 샬럿과 카트린의 안에서 자라고 있던 마족은 검은 연기의 모습으로 빠져나갈 기회를 노리다가 결국 성기사들에게 완전히 제압당한 채 소멸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도 한동안 제대로 믿지 못했다.
모든 의식이 끝난 후에 우리는 샬럿과 카트린의 시신을 마주했다.
“대공이라도 해도 이 일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제국의 누구도, 그리고 대륙의 누구도 흑마법을 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금지해야 하고 사람의 몸을 제물로 삼아서 마족을 소환하려 하는 자들은 막아야 합니다.”
나는 누구에게 하는지도 모르겠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일단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충격을 씻어낼 길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성기사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내가 율레인에게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믿고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성기사들의 능력에 속으로 크게 감탄을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 편으로, 이렇게 강한 사람들이 도저히 어찌 해 보지 못하는 드래곤들을 내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멍하니 서 있다가 하나 둘씩, 명령에 의해 그곳을 떠났다.
나는 클레이튼과 밀크를 대동하고 이스마힐을 보러 갔다.
이스마힐은 평온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들였고 우리가 얘기를 하는 동안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내 책이 놓여 있었다.
이번에도 내 책이 그에게 먼저 말을 해 준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는 사실로 인해서 죄책감이 생겼다.
그러나 그거야말로 전혀 소용 없는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 속에서 마족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두 사람의 몸이 소환진으로 사용될 거라는 것을 알았다고 해도 나는 그들과 친해질 수 없었을 터였다.
살갑게 말을 걸지도 못했을 거고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억지로 묶어놓은 것처럼 불편을 느끼며 겉돌다가 피곤해 하면서 떨어져나갔겠지.
나는 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제 와서 다른 생각을 해 봤자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검술 시합에 쏠려 있는 지금이 대공을 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스마힐은 그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심사숙고한 듯 했다.
슈덴하르트 회담때까지 대공은 마음을 놓을 테니 그 전에 우리가 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민심 뿐만 아니라 대귀족과 신료들도 상당수 이스마힐에게 마음이 넘어와 있으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가장 먼저 동의했고 클레이튼과 밀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마힐은 그리니치를 바라보았고 그리니치는 가장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대공은 반드시 자기가 죽이겠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허공에 위협적으로 휘둘렀다.
그렇게 하면 거기에 없는 대공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지만 우리는 겁을 먹을 거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은 모두를 내보내고 나만 남게 했다.
“샬럿과 카트린이 죽은 일로 괴로워하지마. 아젤린은 어려운 결정을 했어. 그런 결단을 내리고 명령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거 알아.”
이스마힐은 나에게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나는 그걸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괜찮다고 억지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는 괜찮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스마힐의 진심어린 위로에 툭 터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엉엉 울었고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규칙적으로 등을 쓸어 주며, 괜찮다고, 잘 했다고,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거고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린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나는 내가 그동안 샬럿과 카트린에게 얘기를 해 보지 않은 것과, 진작 얘기를 해서 두 사람을 설득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일단 내 주위의 나쁜 사람이 죽고나면 떠오를 온갖 죄책감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아젤린. 샬럿과 카트린은 마족의 손에 그 영혼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 그랬던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한 거야. 성기사들로 인해서 마지막에 정화됐잖아. 아젤린이 빠르게 판단해 줬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거야.”
나는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이스마힐은 그만 울라고 하지도 않고 내가 충분히 내 감정을 털어낼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실컷 울고 나서 나는 흐느끼다가 몸을 떨었다.
아이들이 울음을 그치고 나서 그러는 것처럼.
그러자 이스마힐이 나를 바라보더니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고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우리 아젤린. 많이 울어서 배고프겠다. 뭐 먹을까? 파르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마힐이 나에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다른 어떤 위로보다도, 그가 여전히 나를 보고 웃고 있다는 그 사실이 위로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잘못 했다고 다그치지 않고 나를 보고 웃어주는 그 모습 때문에, 아, 나, 잘 하고 있구나, 잘 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 됐다.
“대공은 어떻게 할 거예요?”
“이렇게 된 이상 이제 아젤린을 공녀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군. 아젤린 백작.”
“네?”
아젤린 백작.
아젤린 백작부인도 아닌 아젤린 백작.
그 청아한 울림이 내 귓가에 감돌았다.
“왜… 백작부인이라고 안 하고요?”
내가 묻자 그가 웃었다.
“아젤린은 기사고, 검사고, 백작이니까.”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이스마힐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생각해 줄 수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백작부인이 아니라 백작이라고 불리고 싶을 거라는 것을.
“대신들의 앞에서 아젤린에게 작위를 수여할 거야. 이제 나도 돈이 좀 모아져서 봉토도 꽤 줄 수 있어.”
“네?”
처음에는 귀족이나 부유한 상인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걸 벌벌 하더니 재정이 탄탄해지면 나한테 봉토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점점 더 대담하게 세금을 부과했나보다.
“봉토는 안 줘도 돼요. 아. 아니다. 주는 건 받아야지.”
“지금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줄 거야. 제국의 백작이라는 자리에 만족하지마. 아젤린.”
“그럼요. 나는 황후가 될 거잖아요.”
“응? 응.”
이스마힐의 얼굴을 보니까 이 사람.
나한테 공작의 작위를 주려고 한 것 같았다.
혹시 이번 생에서 내가 그의 황후가 되지는 못하나?
그래서 황후 대신 내가 가질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누리게 해 주려고 그러나?
문득 그 생각이 들었지만 물어보지는 못했다.
이스마힐이 그 말에 답변이 준비돼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는지 자신이 없었다.
아직 준비도 되지 않았으면서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자신만만해하지는 않겠다고 나는 스스로 마음 먹었다.
나는 이스마힐을 안아주고 그의 아래에서 이스마힐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사랑해요. 이스마힐.”
“나야말로. 아젤린 백작.”
그리고 그가 내 이마와 콧등에 입술을 맞추었다.
그의 키스는 내 입술로 이어졌고 내 입술을 벌리고 들어와 한동안 내 안을 헤집었다.
이러다가는 약식의 애무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성급하게 떨어졌다.
이제 곧 파르페도 올 테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