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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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요!!!”
나는 감격에 겨워 입을 틀어막고 소리를 질렀다.
이건 내가 완전 좋아하던 대스타를 눈 앞에서 본 것 같은 기분보다 더했다.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예쁘지?
아프로뒤태 여신의 총애를 몰빵으로 받은 율레인 단장보다도 더 예뻤다.
아, 진심.
납치해서 하루 종일 얼굴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어차피 그래봤자 한 삼일 정도 지나면 흥미가 싹 사라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저건 작품이다. 진짜.
와. 씨!!
갑자기 내 본바탕 생각하니까 엄청 억울하고.
누구는 엘프로 태어나는데 왜 나는 정시호로 태어났나 싶고.
그래도 그 얼굴로 다 살지 않고 도중에 갈아탈 찬스가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 뭐. 내가 좀 매사에 만족을 못하는 스타일이고 부정적이라서 이렇지 생긴 게 완전 헬이고 그런 건 아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자학 멘트를 많이 날려서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오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수습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그렇다…
어쨌건 지금은 그 말을 하자는 게 아니고.
나는 남자 엘프들인 게 분명한 그들에게 다가갔다.
빠르게 달려가면서 풀이 더 날카롭게 내 다리를 파고 들었고 이미 너덜너덜해졌던 바지 속으로 살이 갈라졌다.
그래도 나는 아픈 줄도 모르고 엘프들에게 달려갔다.
“우와아아아아!!!”
믿을 수가 없다.
믿을 수가 없어.
두 엘프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인상은 무표정했고 눈빛은 차가웠지만 그래. 그래도 돼. 내가 오징어 같이 보이겠지.
내가 심미안을 크게 더럽힌 것도 이해하고.
아젤린이 오징어라니.
한쪽은 은발 벽안, 한쪽은 금발 적안.
그런 말을 로판에서 볼 때마다 좀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딱맞춘 애들이 눈 앞에 있으니까 신기했다.
하긴. 지금 내 모습도 그렇기는 하지.
두 사람은 분위기가 상이했는데 그러면서도 누가 더 마음에 드는지 쉽게 정할 수가 없었다.
걔들은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을 테니까 내가 누구를 더 마음에 들어하고 말고 하는 게 전혀 상관이 없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고르고 싶단 말이야.
나는 두 손을 깍지끼고 내 턱 밑에 댄 채 두 엘프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은발 벽안은 진짜 완전 청초하고 순수한 매력이 있었다.
반면에 금발 적안은 좀 새침한 구석이 있는 것 같고 토라진 표정이 엄청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우와, 진짜.
근데 여잔가. 남잔가?
그건 그냥 척 보면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남자 엘프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여자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다시 또 남자 같기도 하고.
꽤나 어려웠다.
“안녕하세요. 여기에서 엘프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여기에 와서 꼭 뵙고 싶었던 게 엘프분들이었는데 이번 생에는 연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정말 반갑네요. 그러니까 여기라는 건, 어…”
이쪽 세계요 라고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 이상하게 들릴 것 같아서.
두 사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입을 벌려서 반갑다는 인사를 해 온 것도 아니었다.
그때 은발 남자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 건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의 귀를 봐 버렸다.
엘프의 상징은 뾰족한 귀 아닌가?
근데 쟤는 귀가 왜…
저건 그냥 사람 귄데?
엘프가 왜 저러지?
귀가 저러니까 엘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하고, 엘픈데 왜 귀가 저럴까 하는 생각에 나는 은발의 귀를 계속해서 주시했다.
이상하네.
이쪽 세계는 엘프 귀가 저렇게 생겼나?
계속해서 갸웃갸웃 거리다가 나는 지금 내가 이 엘프들이랑 노닥거릴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라도 깨달은 건 진짜 장한 거였다.
눈 앞에서 우주 대스타를 만났는데 나 약속 있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친 것과 다름 없는 거였으니까.
진짜 생각할수록 나 엄청 프로 의식 있는 것 같고 대단하고.
“두 분도 조심하세요. 여기 드래곤 레어잖아요. 언제 드래곤이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드래곤이 엘프도 먹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죠.”
내가 친절하게 말을 해 주었지만 두 사람은 고마워하는 기색도, 고맙다는 말도 없었다.
나는 갈 길을 서둘렀다.
아니. 서두르려고 했다.
그때 꿀 떨어지는 음성이 들리지 않았으면 나는 그대로 내 갈 길을 갔을 텐데.
“여기가 드래곤 레어라는 걸 알고 온 모양이지?”
이 자식이 어디서 반말이야, 초면에?
나이는 나보다 많은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제국의 공작인데.
“초면에는 예의를 지키는 게 좋은 법인데.”
내가 은발을 보고 말하자 그가 피식 웃었다.
“남의 구역에 허락도 없이 처들어온 작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뭐? 남의 구역?
너!! 드래곤 레어에 빌붙어 살 정도면 상당히 능력있는 앤가 보구나?!!
나는 얘랑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동거지를 조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살아? 그건 몰랐어. 그렇다고 해도 초면에 말을 놓는 건 버릇 없는 행동이지. 얼굴이 그렇게 생기지만 않았으면 바로 주먹이 날아갈 수도 있었거든.”
그렇게 대충 완곡하게 말을 하면 존대를 할 줄 알았더니 한 번 더 피식 웃었다.
누나가, 잘 생겼다고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누나한테는 이스마힐이 있어서 니들의 귀여움으로 용서가 되는 범위는 훨씬 더 작아.
내가 막 화를 내려고 했을 때 금발이 은발을 막았다.
“괜히 화를 돋구지 말고. 여기에 온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금발이 물었다.
생긴 건 그쪽이 더 냉정하게 생겼는데.
“우리는…”
우리는 드래곤들을 사냥하려고 여기에 왔다고 말을 하려다가 생각하니 레어 안에서 드래곤과 이미 사이 좋게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라면 드래곤과 한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그 정보를 그냥 쉽게 알려주면 안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그냥 답을 회피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일행이 있어서 돌아가 봐야 될 것 같아요. 금방 돌아갈 거라고 해서 지금쯤 아마 걱정이 많을 거예요.”
“그렇군요.”
금발이 말했다.
금발이 은발보다 나이가 더 많고 지위가 높은지 은발은 금발이 한 번 야린 후에 마음대로 설치지 못했다.
역시 액면가 보고는 모르는 거라니까.
나는 다시 한 번 큰 깨달음을 얻은 채 혼자서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나를 계속 바라보았고 나는 돌아서서 걸었다.
빨리 가야지.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서서히 속도를 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꽤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내 눈 앞에 다시 보였다.
“어!”
처음에는 그들이 움직인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여기 계세요? 라고 물은 것도 그때문이었다.
그러나 둘은 대답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나를 빤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혹시…
내가 제자리를 돈 건가?
그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분명히, 내가 이 숲에 들어오기 전에 처음에 봐 두었던 나무를 보고 그 나무를 목표로 해서 걸었는데…
그 나무가 어떤 거냐면 이건데…
이상하네.
이 나무는 처음부터 이 둘의 뒤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다시 마주치게 된 둘에게 머쓱하게 고개를 숙여보이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아아…! 이거 그건가 보네! 결계라는 그거!’
그게 결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한참 후였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일찍 그걸 깨달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위안을 해야지.
안 그러면 내가 너무 바보 같잖아…
나는 내가 지금 같은 자리를 계속 헤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이 마법 때문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지었다.
아무래도 드래곤의 레어에 들어와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이유가 뭔지를 깨달았다고 해서 해결책이 같이 떠오른 것은 아니었다.
‘이제 어떡하지? 결계를 깨부수는 방법 같은 건 모르는데? 여기를 계속 헤매다가 죽게 되는 건가? 하긴. 여기에서 자라는 풀들. 지나치게 크고 잘 자라는 것 같아. 이게 다, 여기서 헤매던 사람들 시체에서 양분을 빼 먹고 이렇게 된 것 같아!!’
처음에는 내게 따뜻한 추억을 안겨주었던 외가 풍경 같아서 좋게만 느껴졌던 그곳이 어느 순간 추악하고 사악하고 잔인하고 살풍경한 모습으로 학 바뀌어 보였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내가 이대로 당할 줄 아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로 팔짱을 꼈다.
잘 생각 해 보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동안 클레이튼에게서 들었던 온갖 마법에 대해서 떠올렸다.
클레이튼은 자기가 어려서부터 봐 왔던 마법에 대해 떠들어대는 것을 좋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레이튼과는 진짜, 이스마힐하고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하루의 절반 이상은 같이 뒹굴었으니 할 얘기가 많은 것은 당연했다.
그 중에 결계를 푸는 것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지 기억을 해 보려고 애를 썼다.
클레이튼이 너무 말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게 생각나면서 새삼스럽게 후회가 됐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으면 진짜 열심히 잘 듣는 거였는데.
그러나 아직은 후회하기 이르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러나 내 머리를 다 뒤진 결과 나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드래곤들은 마법의 조상이라고 불리고 온갖 마법을 사용하는데 능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은 났다.
드래곤에게는 대마법사의 마법도 통하지 않고 드래곤과 마주치면 도망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거라는 말을 들은 것도 기억 났다.
왜 다 비관적인 것들만 떠오르는 거야.
시간이 갈수록 눈물만 날 것 같더니 정말로 눈물이 떨어졌다.
이스마힐. 누나 어떡하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