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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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들 같으면 그런 얘기를 들으면 혹 하려나?
그런데 나한테는 내가 사랑하는 이스마힐이 있고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놔두고 여기에서 두 드래곤과 오순도순 살 수는 없었다.
“저는… 그런 건 별로 바라지 않는데요… 죄송해요.”
나는 최대한 자인리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자인리케가 에르하임을 바라보았다.
네가 그래도 나보다는 젊으니까 젊은 애 취향으로 유혹을 해 보라는 의미 같았다.
“신성제국은 아프로뒤태의 제국이다. 아프로뒤태의 은총을 받은 남자들은 정말 잘 생겼지. 그 남자들을 보면 너도 마음이 흔들릴 거다. 네가 원하는 남자들이 있으면 얼마든지 데려다 주고 그 남자들이 너를 사랑하게 만들어주겠다.”
“전혀. 원하지 않아요. 일단 제가 관심이 없고, 제가 관심도 없는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건 더 싫어요.”
나는 두 남신이 오해를 잔뜩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했다.
에르하임은 난처하다는 듯이 자인리케를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나는 그렇게 부탁을 하면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내 말을 들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때부터 완고하게 고집을 부렸다.
“그건 들어줄 수 없다.”
자인리케는 특히 더 심했다.
“왜요? 제가 여기 있어서 달라질 게 뭐가 있는데요? 혹시 아프로뒤태 여신에게 복수를 해 달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당신들도 못하는 걸 내가 어떻게?
그렇게 묻고 싶은 심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둘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그러라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으니까 그냥 여기에 있기만 하면 돼.”
도대체 왜?
내가 여기에 있으면 뭐가 달라지는 건데?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도망칠 거예요.”
“도망칠 수 없다.”
자인리케가 당당히 말했다.
그럴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나를 지들 마음대로 조종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럼 죽을 거예요.”
에르하임은 풋, 하고 웃어버렸지만 자인리케는 달랐다.
그는 내가 능히 그렇게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낀 것 같았다.
“말할 테니까. 여기에 있어. 너한테서는. 저항하지 못하게 만드는 냄새가 난다.”
자인리케가 말했다.
방금 내 앞으로 뭐가 지나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쉭, 하고 지나가 버렸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기도 전에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제이드가 말한 그 풀?
개박하같은 그거? 개박하는 아니지만 정말 드래곤에게 통하는 그런 풀이 있었던 거고…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그 냄새 때문에 내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건가?
전혀, 하나도 감격스럽지도 않고 고맙지도 않았다.
나는 이스마힐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이러면 나는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 두 드래곤이랑 평생을 썩어야 한다는 건가.
나는 갑자기 다급해졌다.
그게 사실은 나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풀 때문일 거라는 사실을 나는 급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들이 확신을 갖는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목욕을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 몸에서 풀 냄새가 사라지면 그게 증명이 될 거예요. 그때가면 제가 전혀 유혹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내 말에 에르하임이 나를 바라보았고 자인리케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다.
“좋다. 우리도 이 상황이 참으로 불쾌하다는 것을 알아주면 고맙겠군. 한낱 인간 따위에게 마음이 이렇게 쓰인다니. 이건 진짜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허! 누가 할 말을 하고 그러셔?
에르하임은 마법으로 바로 목욕물과 목욕탕을 만들어주었고 나는 풀 냄새가 조금도 나지 않도록, 아주 살갗이 벗겨질 지경으로 몸을 씻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나왔는데 이 자식들…
왜 얼굴이 더 붉어진 거지?
옷도 다 입고 나왔고 풀 냄새는 전혀 안 나게 했는데?
변화가 있다면 몸을 너무 의욕적으로 박박 밀다가 피가 조금 더 났다는 정도?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경쟁적으로 코를 킁킁거렸다.
변태들 같이!
“왜 그래요?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확실히 좋은 냄새가 나.”
자인리케의 말에 에르하임이 고개를 끄덕였다.
풀이 아니라…
피 때문인 건가?
내 피가 이 둘한테 이상하게 반응을 하는 건가?
무슨 이런 이상한 시츄에이션이 다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둘의 눈이 풀린 것을 보고 어느 정도 확신을 얻었다.
그냥 내가 괜히 망상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내 피 냄새를 맡고 황홀해 하는 것 같았다.
변태들 같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은 해 줄 수 없는 걸 나는 해 줄 수 있는 거니까.
이거 이거. 대충 사기칠 각 나오는데?
말 안 들으면 확 꼬집어서 피 조금 내고 그러면 되겠네.
나중에 신관들한테 부탁해서 흉터 제거 좀 도와달라고 하고.
어째 일이 술술 풀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는 둘에게 다가갔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들은 더 좋아했다.
아주 그냥 눈은 초승달같이 휘어지고 광대가 승천했다.
좋아 죽네. 좋아 죽어.
고맙다. 아젤린.
네 피가 나를 살릴 것 같아.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나 하면서 나는 그것을 신기하게 여겼다.
그리고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을 꼼짝 못하게 하는 피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협상을 시도했다.
원래 마약도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 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사실. 필요한 게 있어서 원정을 온 건데요.”
“그렇겠지. 신성제국 사람도 아니면서 여기에 왔다는 것은 원하는 게 있다는 거였겠지.”
“두 신님들도 저한테 솔직하게 모든 걸 다 말씀해 주셨으니까 저도 다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이전에 마음 먹은 건 두 분에 대해서 전혀 몰랐을 때 생각했던 거라는 것만 이해해 주세요.”
“그건 괘념치 않는다. 신경 쓰지 말고 말해도 된다.”
자인리케가 말했다.
일단 그 말까지 듣고 나니 자신감이 차 올랐다.
“저는요… 마도구가 필요해요. 사실 저는 이 세계 사람이 아니고 차원이동을 한 것 같거든요. 이 몸의 주인은 아스테라 제국의 대공이었던 자의 딸 아젤린이었어요. 대공은 마족과 계약을 하고 황제 폐하를 시해하려고 하다가 지금은 작위를 뺏기고 쫓기는 신세죠.”
내가 말하는 동안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용기를 갖고 계속 얘기했다.
“저는 아젤린의 몸에 빙의됐어요. 제가 원래 살던 세계는 여기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우연히 여기로 오게 됐어요. 그래서 언제 갑자기 다시 차원 이동을 해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 상태고… 저한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만약 정말로 그 일이 일어난다면 그 사람에게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는 마도구를 남기고 싶었어요.”
말하고 보니까 되게 절절하네…
“그래서?”
자인리케가 물었다.
“차원 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마도구는 간단한 게 아니고 재료도 너무 희귀했어요.”
그게 너희 심장이야 라는 말을 해야 되는데 그 말을 하는 건 너무 어려웠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웬만하면 재촉을 하지 않고 내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 것 같았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나를 재촉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말을 하지 않고 뜸만 들인 게 20분이 넘었으니.
“드… 드래곤… 하…”
트는 차마 말을 못하겠다.
알아들었겠지.
둘의 미간이 즉시 찌푸려졌다.
드래곤 하트를 가지러 왔다는 건 둘을 죽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는 거니까.
“그래서 혹시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 신성제국의 똘마니들을 데리고 네가 우리를 죽이고 우리 심장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라고? 그런 생각이 그냥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다는 거지?”
자인리케는 화를 내는 대신 나에게 그것을 물었다.
“저한테는…”
마검이 있어요 라고 말을 해도 되는 건가?
얘네들은 내 적인 것 같은데.
내 마검 때문에 내가 엄청나게 강해져서 싸울 수 있다는 걸 알면 나한테서 마검을 뺏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두 사람은 어느덧 내 곁으로 더 바짝 다가와 있었다.
마치, 아주 추운 겨울에 차가운 실내에 들어앉아 있게 되면 다른 사람들 옆으로 저절로 붙게 되는 그런 현상이랑 비슷해 보였다.
나는 그게 내 피 때문이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
‘얘네들. 내가 생리할 때는 완전히 돌아버리는 거 아냐?’
이 무슨 난감한 상황인지.
생리혈로 드래곤들을 홀리는 여자라니.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뭔가 우아하고 치명적인 매력으로 사로잡고 굴복시키는 것도 아니고 왜 피 때문이야?
일단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의 반응을 보니 그들이 나한테 화가 난다고 해도 화를 낼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아서 나는 최대한 솔직하게 설명을 하기로 했다.
그래도, 꼭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건너뛰었고 적당히 비밀도 남겨두기는 했다.
하지만 해야 될 부분에서는 정말로 솔직하게 말을 해 주었다.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내 상황을 이해하기는 한 것 같았다.
“그러면 너의 신분은 현재 아스테라 제국의 공녀군. 쫓기는 대공의 딸.”
“아뇨. 아니에요. 아버지가 그런 거고 저는 새로 공작이 됐어요. 저는 아젤린 공녀가 아니라 아젤린 공작이에요.”
“어떻게? 아버지를 배신했나?”
“제 아버지도 아니고 저에게는 처음부터 황제 폐하만이 제 주군이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배신을 한 적이 없었고 제 주군을 위해서 충성을 다했습니다.”
내 말에 자인리케가 나를 바라보았다.
“돌아갈 곳. 기다릴 사람이라는 자가 혹시 그러면 아스테라 제국의 황제인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알 자격이 있었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에게 그 많은 것들을 제안했는데도 내가 끄떡도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알겠다는 표정 같기도 했다.
“저는 황후가 될 사람이에요. 폐하께서 저에게 청혼을 하셨어요.”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나는 그야말로 사형 언도를 기다리는 사람 같은 심정으로 그들의 말을 기다렸다.
나는 그들이 나를 이스마힐에게 돌려줄 이유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한테 홀딱 빠져 있는 게 분명한데 왜 나를 놔주겠는가.
혹시, 내가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더 이상 갖지 못하도록 이스마힐을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거야.
나는 스스로 다독거렸다.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적막감이 흘렀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자인리케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런 이유라면 좋다. 우리가 데려가 주지. 우리가 데려가 주고 마법도 풀어주겠다. 아마 그는 너에 대해서 지금 완전히 잊고 있을 거다. 너를 만난 기억도,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황후가 돼 달라고 했던 기억도 전혀 갖고 있지 않을 거야.”
“네…?”
정말…
정말 그렇게 된 거구나.
이스마힐이 나를 잊었을 거라는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면서도 아니라고, 잘 된 거라고 나는 나를 설득하려 했다.
그게 낫지.
그가 고통스러워하고 피폐해지는 것보다는 그게 낫지.
나는 몇 번이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