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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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것 없다. 우리가 가서 마법을 풀면 그는 다시 너에 대해서 모든 걸 기억하게 될 테니까.”
“감사합니다. 자인리케님. 그런데… 왜 저를 도와주시려고 하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나를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러면 나한테 욕심 내야 되는 거 아니었어?
왜 순순히 이러는 거지?
왜 이렇게 쉽게 나를 포기하려고 그러는 거지?
나는 내가 방심해도 되는 건가 하면서 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자인리케가 처음으로 웃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아프로뒤태를 괴롭혀주려고 신성제국에 머물고 있지만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유희를 위해서 폴리모프를 하고 돌아다녀 봐야 다들 아프로뒤태를 여신이라고 찬양하는 인간들 뿐이지. 마음에 안 들어.”
“아아아… 그러면… 어디로 가시려고요?”
“기왕 인간계에 왔는데 큰 물에서 놀아야지. 제국으로 갈 거다. 아스테라 제국으로.”
“네? 안 돼요. 거긴!!”
이 자식들이!
거기 가서 거기서 무슨 짓을 하려고.
또 사람들을 괴롭히려고?
“괴롭히지 않아. 아젤린 공작의 미움을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나는 자인리케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왜 이러지.
이렇게 해서 뭘 얻겠다는 거지?
“저는… 제국으로 돌아가면 황제 폐하랑 결혼할 거예요. 그건 알죠?”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좋아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좋아. 좋아해. 그래서 아젤린 공작이 행복해지는 걸 보려고 하는 거야.”
“아아아…”
이해 안 되네.
나랑 잘 되고 싶은 건 아니고?
내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자 에르하임이 아아! 하고 뭔가를 깨달은 것 같은 소리를 냈다.
“우리가 아젤린 공작을 사랑한다고 생각한 건가? 그 정도는 아니야. 아젤린 공작. 아젤린 공작에게서 기분 좋은 냄새가 나서 그냥 아젤린 공작한테 잘 해 주고 싶어지고 곁에 머물고 싶어지는 것 뿐이지 대체 우리 심미안을 어떻게 보고? 우리가 지금 드래곤이라고 해도 우리는 신이야. 신!”
에르하임이 말하자 자인리케는, 뭐야, 그런 거였어? 라고 뒤늦게 깨달은 듯이 아주 수치감에 부들부들 떨었다.
설마 내가 너를 좋아하겠냐? 라는 것 같은 표정이라서 아, 진짜 엄청 기분 나쁘고!!
흥!
그래도 나를 그런 식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었다.
“그럼 저를 여동생처럼 좋아하시는 거네요? 그렇죠?”
“우리는 여동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여동생이 있었다고 해도 좋아했을 것 같지도 않아.”
“제가 귀엽잖아요. 그렇죠? 그게 대충 그런 마음이에요. 제가 앞으로 두 분을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어림도 없다. 꿈도 꾸지 마.”
“수작 부리지 마라, 아젤린 공작.”
그 말이 거의 동시에 둘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나는 왜 애교만 부리면 항상 역효과가 나는 걸까.
그러나 그래도 좋았다.
지금은 일이 아주 잘 풀리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
조금만 기다려. 누나가 갈게.
“그럼 성기사단장과 했던 약속은 저절로 지켜지게 된 거네요? 아. 망각 마법을 풀면 율레인 단장도 다시 저를 알아보겠죠? 제가 이렇게 엄청나게 위험한 의뢰를 해결해줬는데 저를 잊었다고 쌩까면 안 돼요.”
“걱정할 것 없다. 망각 마법은 모두에게 고르게 적용돼.”
나는 그 말에 마음을 놓았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나는 기분이다, 라고 생각하고 다리에 난 상처를 조금 벌려서 피가 조금 더 나오게 했다.
내려가서 신관을 만나면 어차피 금방 나을 거기도 하고 지금 내가 아주 텐션이 오른 상태이기도 하고.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아예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춤까지 추고 좋아했다.
이걸 확 녹화 해 놓는 건데.
지들이 이런 짓을 했다는 걸 나중에 알면 창피해서 죽고 싶어질 것 같은데.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일단 얘기가 그렇게 되자 더 이상 지체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 듯, 바로 아스테라 제국으로 가자고 말했다.
나야말로 거기에서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고 싶은 곳을 머릿속에 생각하거라. 인간이여. 그곳으로 데려다 주겠다.”
“네, 자인리케님!”
나는 이스마힐의 집무실을 떠올렸다.
자인리케의 공간 이동 마법은 그동안 클레이튼이 마도구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것처럼 이쪽에서 사라져서 저쪽에서 사라지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동한 거리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 것이다.
주위의 모습이 빠르게 변했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곧 풍경이 내게 아주 익숙한 곳으로 변해 있었다.
나와 자인리케, 그리고 에르하임은 아주 얌전히, 이스마힐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그곳은 조용했다.
정말로 너무나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스마힐의 책상 앞에 이스마힐임이 분명한 인영이 앉아 있었다.
그는 괴로운 듯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고 그의 넓은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이스…마힐…!’
그는 울고 있었다.
괴로움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에게 다가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스마힐.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내가 다가가며 묻자 이스마힐의 고개가 천천히 들렸다.
그의 깊고 고요한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았을 때 눈에 맺혀있던 눈물 여러 방울이 한꺼번에 주르륵 떨어져 내렸다.
“아젤린…!”
그가 벌떡 일어서는 바람에 의자가 나뒹굴었다.
그리고 그 소리에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들어왔다.
클레이튼과 밀크, 그리고 그리니치였다.
그들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검을 뽑아 들었다.
“웬 놈이냐!!”
나도 얼결에 검을 뽑아야만 했다.
“당장 검을 거두어라. 아젤린 공작에게 지금 누가 검을 겨누는 것이냐! 아스테라 제국의 황후에게 어느 놈이 지금 감히!”
이스마힐이 소리쳤다.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심신을 강건히 하옵소서…”
클레이튼과 밀크가 외쳤다.
세상에.
이스마힐…
나는 그게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모두가 나에 대한 기억을 잃은 그 순간 이스마힐만이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만 홀로 나를 기억한 채 나를 그리워하며 절망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자인리케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그 상황을 이해한 것 같았다.
그가 손을 들어 허공의 먼지를 닦는 것처럼 움직이자 내게 검을 겨누었던 클레이튼 무리가 멍하게 검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왜 자기들이 그곳에 있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스마힐은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 나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자인리케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알지 못했다.
그는 클레이튼이나 그리니치가 나를 해치지 못하도록 나를 자기 뒤로 감추며 내 앞을 막아섰다.
“이제 괜찮아요. 이스마힐. 이 사람들은 망각 마법에 걸려 있었어요. 저 분들은 드래곤이 된 신들이고요. 마법을 풀어주기 위해서 같이 오셨어요.”
“뭐…?”
이스마힐이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젤린 공작님. 그 말이 사실입니까? 저 사람들이 드래곤이라고요? 그럼 위험한 것 아닙니까?”
클레이튼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됐다.
그가 다시 나를 기억하게 됐다는 것이 확실해 보였던 것이다.
이스마힐도 내 말을 믿을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이상한 일이군. 망각 마법에 걸리고도 기억을 잃지 않다니.”
자인리케가 말했다.
“두 분이 저를 보살펴 주시고 여기에 데려와 주셨어요.”
내가 말하자 이스마힐이 그들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스테라 제국의 황제 이스마힐, 인사 드립니다. 영광과 존귀가 세세토록 두 분께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갑작스런 환대에 놀란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는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을 간단히 소개했고 다른 사람들은 일제히 그 앞에서 엎드렸다.
에르하임이 특히 클레이튼의 마법을 풀어주면서 그가 마법에 걸리던 기억까지 다 되살아나게 해 주었기 때문에 클레이튼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아젤린 공작 전하. 저를 벌해 주십시오. 아무리 마법에 걸렸다고는 하지만 제가 어떻게 공작 전하를 까맣게 잊을 수 있었는지… 그러면서도 저희는 폐하의 총기가 흐려졌다고 생각하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클레이튼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듯이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내가 클레이튼을 알지만 지금의 클레이튼은 꽤나 위험한 상태였다.
아마도 자기를 용서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진짜로 이마가 깨지고 머리가 터지도록 머리를 찧어댈 수도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