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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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니치에게 눈짓을 해서 그를 붙잡아두도록 했다.
“저 자는 오크가 아닌가. 오크처럼 보이는데.”
자인리케가 말하자 그리니치는 자기 머리통을 매만지면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원래 신이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드래곤이니 오크인 그리니치에게 얼마나 무섭게 보일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마도구를 사용해서 충성심을 보장받았어요. 그래서 폐하의 호위를 맡고 있어요. 그리니치 뿐만 아니라 다른 오크들도 있어서 오크 기사단이 따로 있어요.”
내가 말하자 자인리케는 신기해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얘기가 잠시 뜸해진 틈을 타서 밀크가 말했다.
“모두가 아젤린 공작 전하에 대한 기억을 잊었을 때 폐하께서는 홀로 공작 전하를 기억하셨습니다. 분명히 신성 제국으로 가서 드래곤을 사냥하고 돌아온다고 했다고 하면서요. 그러나 모두가 그 사실을 부인했고 신성제국의 율레인 단장도 그랬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이해가 가지만 그때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폐하의 정신이 이상해진 줄 알았습니다.”
그러자 클레이튼도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께서는 친히 수색대를 꾸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반드시 공작 전하를 찾으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모든 일을 다 팽개치시고 그 일을 저에게 맡기시고 폐하께서는 공작 전하를 찾으시겠다고 했습니다.”
이스마힐…
나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건 당연한 것 아니냐는 표정.
그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일 뿐이었으니 그나마 괜찮았던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에 그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그는 충신의 손에 암살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까지도 들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유일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
그게 얼마나 크고 지독하고 무서운 저주인지 나는 알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였지만 이스마힐을 안아주는 것을 미룰 수가 없었다.
자인리케는 흡족한 모습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에르하임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인 것 같군. 아젤린 공작을 정말로 사랑하는 것 같아. 좋아. 나도 이제 마음을 정할 수 있겠어. 내가 아스테라 제국의 수호신이 돼 주겠다.”
자인리케가 말했다.
네?
신… 아니잖아요.
지금은 그냥 드래곤이면서?
그걸 자기도 깨달았는지 자인리케가 말을 바꿨다.
“…지금은 드래곤이다.”
“저희에게는 신이십니다. 황제 폐하께서 잊지 못하는 아젤린 공작 전하를 무사히 데려와 주신 것만으로 두 분은 저희 제국을 구하신 것입니다.”
클레이튼이 말했다.
“클레이튼의 말이 맞습니다. 아스테라 제국은 지금부터 영원히, 제국이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두 분을 저희 제국의 수호신으로 모실 것입니다. 아젤린을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스마힐은 감격에 겨워하며 말했다.
자인리케와 에르마힘은 일이 뜻밖의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신력을 잃었다.”
“그것은 상관 없습니다. 두 분께 다른 것을 구하기 위해 저희 제국의 수호신이 되어 주시기를 간청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두 분께서 저의 황후를 구해주신 것 때문에 간청드리는 것입니다.”
이스마힐의 말에 자인리케는 에르마힘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 같은데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에르마힘은 이미 광대가 승천하는 중이었다.
다른 신하들이 모두 그의 앞에서 엎드렸고 이스마힐은 수호신들을 위한 감사의 제의를 준비하게 했다.
신전을 건축하는 일도 같이 명령이 내려졌다.
모여있던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곧바로 나가려 했다.
그런 그들을 불러 세운 이는 자인리케였다.
“그 전에 해야 할 말이 있다. 이 일보다는 그게 훨씬 더 급할 것이다.”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자인리케에게 향했다.
“아젤린 공작에게서 제국의 대공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마족과 계약을 했다가 그 마족이 죽었다지. 그 일에 대해서 우리가 들은 것이 있다. 대공이란 자의 이름이 카란 엘 카도프가 맞는가.”
나한테 물어보지.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뭐지?
왜 이렇게 불길하지?
“제 숙부인 카란 엘 카도프 대공이 맞습니다.”
이스마힐이 다시 한 번 말해 주었다.
그러자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그가 확실히 맞는 것 같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계와 천계는 엄격히 구분 지어져 왔다. 특히나 우리가 아프로뒤태의 간계에 속아서 신력을 잃고 인간계로 쫓겨나고는 그 소식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지. 하지만 그 전에 들은 소식이 조금 있었고 드래곤들 중에도 마계에 끈이 닿은 놈들이 있어서 얘길 들은 게 있는데.”
이스마힐의 집무실에서는 숨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모두가 집중한 채 자인리케를 바라보았다.
“아스테라 제국의 대공 카란 엘 카도프가 마계의 마공작과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마왕을 빼고는 마계에서 가장 좋은 혈통이고 신분이 높은 자지. 그리고 마왕과는 형제 사이라지. 마왕이 동생인데 평소에는 사이가 좋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계약자 때문에 자기 형이 죽었다면 마왕이 가만 있으려고 하지 않겠지.”
자인리케의 말에 나는 그대로 주저앉을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산너머 산이라더니.
드래곤이랑 겨우 화해를 했더니 이제는 마왕이라는 건가?
“그 계약자 때문인 거니까 저희가 카란 대공을 잡아서 마왕에게 제물로 보내면 안 될까요?”
밀크가 말했다.
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자인리케와 에르마힘도 고개를 끄덕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아버지라고 하더니. 그런 건 상관 없는 건가?”
자인리케가 물었다.
“제 주군은 처음부터 황제 폐하 한 분 뿐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 그렇기는 한데. 마왕이 대공 하나의 영혼만 받고 화를 풀지, 그건 미지수야.”
“애초에 인간이랑 그런 계약을 한 마공작이 잘못한 것 아닙니까? 그걸 왜 이제 와서 저희한테 화풀이를 하려고 한다는 건지…!”
밀크는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 그 일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도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거였다.
그래도 너무 화가 나니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냥 그게 마물인줄 알았어요. 마공작 정도나 되는지도 몰랐고 마왕의 형이라는 건 더더욱 몰랐고요. 그냥 막 무슨, 진흙 괴물 같이 생겼었는데.”
내가 말하자 자인리케는 그게 마공작이 인간계에 소환될 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빼도 박도 못하게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고 인증해주는 말 같았다.
좋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래도 마왕이 함부로 날뛰지는 못할 것이다. 천계에서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지만 이번 일은 마왕의 형이 죽어서 마왕이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거라 천계에서도 조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어.”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마왕이 우리 제국에 화풀이를 하는 걸 봐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누구 마음대로?
왜 자기들 마음대로 우리의 삶의 터전을 마왕에게 내준다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어요!”
내가 말했지만 나 역시 그게 내 의지만으로 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공작을 해치울 때 얼마나 위험했었는지 나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모두가 힘을 합해서 겨우 겨우 물리친 거였고 그때는 검술 시합이 끝난 직후라 검사들도 많았었다.
그러나 다시 마물들이 소환되고 마왕까지 강림한다면…
그 후의 일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 제국의 수호신이 됐는데 우리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 같은가.”
자인리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우리한테는 수호신이 생겼지.
그것도 둘이나.
신력은 없지만 그래도 신인 것은, 우리들의 수호신인 것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