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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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력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내가 묻자 에르마힘이 그 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입을 열었다.
“신도가 생기고 신도들의 믿음이 쌓이면 된다. 아프로뒤태가 강해진 것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야. 신성제국의 성기사와 신관들 때문이지.”
그 말에 나와 이스마힐의 눈이 마주쳤다.
괜히 신성제국에서 신관들을 데려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수호신이 있고 우리는 그들을 위한 신전을 만들면 될 것 같았다.
기꺼이 우리를 위해서 싸워주려고 하는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을 위해서.
“두 분은 반드시 신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아스테라 제국은 절대로 제국의 황후를 구해주신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의 얼굴에 감격적인 표정이 떠올랐다.
“그러면. 이제 나가서 연회를 준비하도록 하라. 언약식을 위한 준비도 빈틈없이 하도록 하라.”
이스마힐의 말에 모두들 기쁜 듯이 움직였다.
집무실에 이스마힐과 두 드래곤만 남게 되자 이스마힐은 궁금했던 것들을 묻느라고 정신이 없어졌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그의 질문을 기분 좋게 해결해 주었다.
“아. 그리고. 드래곤 하트가 필요하다고 들었다.”
“예?”
이스마힐이 자인리케를 바라보았다.
드래곤 하트라니 무슨 말씀이냐는 표정이었다.
자인리케는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얘는 모르는 일이었어? 라는 얼굴.
하여간 눈치도 없어.
하지만 이제는 무사히 돌아왔으니 제대로 말을 해도 되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눈치를 챈 이스마힐이 선수를 쳤다.
“두 분… 혹시… 해츨링이십니까?”
그가 물었다.
“해츨링은 무슨. 해츨링이 폴리모프를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군. 우리는 고룡이야.”
“고룡…”
이스마힐의 눈동자가 정처없이 흔들렸다.
“이…스마힐…”
큰일났다.
나한테는 화를 내지 않겠지만 클레이튼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라 이건 실제 상황이었다.
“그러면… 성기사놈들도… 율레인 단장놈이랑 클레이튼도 모두…!”
부들부들 떨면서 화를 내려는 이스마힐의 입을 틀어막았다.
“화 내면 안 돼요. 다들 이스마힐과 나를 위해서 그런 거라고요. 드래곤 하트가 있어야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는 마도구를 만들 수 있는 거였어요. 내가 어느날 갑자기 여기로 온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어떻게 해요? 나는 이스마힐이 없으면 이제 못 살 것 같은데. 그래서 클레이튼이 방법을 알려준 거예요. 드래곤 하트가 있으면 마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아젤린…!”
이스마힐은 자기가 아무 것도 모른 채로 화를 냈다고 생각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순식간에 충혈되었다.
“아젤린… 왜 그 얘기를 안 했어. 그리고. 그렇다고 해도 왜. 어떻게 그런 곳에 혼자 가!”
“혼자 간 건 아니에요. 정말 많이 갔어요.. 그리고 가능성도 있었다고요.”
“그건 아니지. 우리를 엘프로 생각했으면서. 그러면서 우리한테 말이나 걸어오고. 우리가 드래곤인 줄도 모르고.”
자인리케가 말했다.
저 인간은, 아니, 저 드래곤은 눈치도 진짜 없다.
화가 나는 걸 꾹 참으면서 나는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내가 살려고 그랬어요. 내가 살아야 하겠어서. 이스마힐이 없으면 나는 살 수가 없으니까.”
뒤에서 또 효과음을 집어넣기만 해 봐라. 저 도마뱀들!
그러나 눈치가 생겼는지 조용히 있어주었다.
이스마힐은 감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와락 끌어안았다.
“아젤린…!”
그리고 내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그래서. 주신대?”
“네? 그러게요?”
드래곤 하트가 없으면 죽을 텐데 그걸 주려나?
나는 반짝반짝거리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드래곤 하트는 중요한 거라서 드래곤이 순간 이동으로 다른 공간에 옮겨서 보관을 하기도 한다고 책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어떤지 모르겠다.
만약에 그게 가능하다고 하면 우리 앞에 순간 이동을 시켜주고 우리가 그 사이에 필요한 만큼 조금씩 떼면 좋겠는데.
자인리케도 그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나에게 그것을 물었다.
드래곤 하트가 얼마나 필요한지.
그러자 그때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에르하임이 입을 열었다.
“자인리케님. 그게 필요한 건 차원 이동을 위한 마도구 때문이지 않았습니까? 이 인간들은 마법을 할 수 없으니까 마도구를 이용한 거지만 우리가 해 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에르하임의 말에 우리 모두는 뒷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맞네. 그러네.
마법의 조상이라고 불리는 드래곤이 마도구 재료로 쓰라고 드래곤 하트를 떼 주는 것보다는 자기들이 가진 능력으로 차원 이동을 시켜주면 되는 거네.
순간 에르하임은 브레인으로 급부상했고 자인리케는 왠지 순수한 오빠처럼 보였다.
자인리케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졌다.
자기가 생각해도 창피한 거였겠지.
“두 분. 차원 이동을 시켜줄 수 있으세요?”
“당연하지. 드래곤에게 그게 어렵겠느냐.”
자인리케가 말을 했지만 왠지 에르하임의 대답을 들어야 신빙성이 있을 것 같아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에르하임에게로 향했다.
에르하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 것도 너무 티나게 하면 안 되는 거구나.
자꾸 그러면 자인리케가 열 받겠고.
어렵네. 자인리케. 그러니까 좀 잘 하지.
“그래도. 기왕 주시려고 생각해 주신 것 같으니까 조금씩 떼서 마도구를 만들면 어떨까요? 나중에 자인리케님이나 에르하임님이 다른 데에 가셔서 도움을 못 받게 될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까.”
자인리케를 한 번 띄워줘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더니 자인리케의 얼굴이 금방 해맑아졌다.
“나도 그 얘기를 했던 거다. 우리가 아스테라 제국의 수호신이 된다고 항상 여기에만 있을 것은 아니지 않으냐.”
“아아. 맞습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에르하임의 표정도 후련해 보였다.
괜히 돋보이고 그러는 건 영 체질에 안 맞는 것 같았다.
“그럼 그 마도구라는 걸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자인리케는 자신있게 말을 하다가 에르하임을 힐끔 바라보았다.
자기가 또 실수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죠. 마도구를 만드는 법을 아는 인간이 있으면 그 인간에게 얼마나 필요한 건지 묻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드래곤이 됐다 뿐이지 마법에 원래 그렇게 막 능통하고 그러지는 않잖아요.”
아아. 그런 거구나.
할 줄 아는 마법들은 있고 그건 잘 하지만 마법의 원리나 그런 것들은, 다른 드래곤들에 비해서 잘 알고 그러지는 못하나 보구나.
나는 나름대로 그렇게 정리를 하고 이해했다.
나는 자인리케가 클레이튼에게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그에게 다가가서 복화술로, 드래곤 하트를 생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얻어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클레이튼 역시 자기가 이 기회를 놓치는 멍청한 짓을 할 사람이냐고 소곤거렸다.
그러나 자인리케는 그렇게 순순히 넘어가지 않았다.
하는 짓 봐서는 순순히 넘어갈 것 같던데 그래도 자기 심장을 순순히 내놓지는 않았다.
결국 우리는 차원 이동 마도구 하나를 만드는데 필요한 만큼만 드래곤 하트를 떼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심장을 떼 내는 건데 드래곤의 마법으로 드래곤 하트가 허공에 떠오르는 것을 보자 진짜 신기했다.
어떻게 자기 장기를 저렇게 움직일 수가 있는 건지.
“클레이튼 경은 다른 일에 관여하지 말고 무엇보다 우선해서 마도구를 만들도록 해.”
이스마힐이 말했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차원이동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자인리케는 그런 우리를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잠시 후에, 집무실에 다시 우리 넷만 남게 됐을 때 자인리케는 궁금했던 것들을 물었다.
내가 빙의되기 전에도 아젤린을 사랑했었냐는 말에 이스마힐은 굉장히 기분 나쁜 말을 들은 것처럼 부정했다.
이스마힐은 그날 나와 함께 떨어진 책에 대해서도 말을 했고 그 책을 쓴 사람이 나라는 사실도 말했다.
저기. 이스마힐.
그 얘기를 왜 해?
그러면 이 두 드래곤이 그걸 보고 싶다고 할 것 같냐, 안 할 것 같냐. 응?
너 지금 누나 물 먹이려고 그러는 거야?
진심으로 네가 원하는 게 그거야?
그래. 해 보자.
황제는 이런 걸 즐겨 읽는다는 것인가 라는 눈초리를 한 번 받아봐.
이스마힐은 그저, 내가 그 책을 쓴 저자라는 걸 자랑할 생각밖에 없는 듯했다.
그는 자기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정시호를, 나를 대신해서 소개해 주며 내가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지, 나를 만나서 자기가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하는지를 말했다.
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더니.
자인리케랑 에르하임은 그런 얘기를 듣는 게 전혀 재미가 없고 지루해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도 이스마힐은 혼자서만 감격한 채로 그 이야기를 계속 계속 늘어놓았다.
불쌍한 드래곤들.
미안합니다. 우리 마힐이가 다른 때는 그래도 눈치가 있는 편인데. 나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봐요. 호호호호호.
내가 나서서 말려보려고 해도 이스마힐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이스마힐은 신탁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 주었고 자기는 책을 통해서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볼 수 있다는 것까지 얘기해 주었다.
지금까지 이스마힐이 다른 이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은 적은 없었기에 나는 그가 두 드래곤을 얼마나 믿는지 알 수 있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도 그 사실을 깨달은 것 같았다.
“그런데 아젤린 공작이 신성제국에 해츨링을 잡으러 갔다고 믿은 건 뭐지? 그건 책에 나오지 않았나?”
에르하임이 물었다.
역시 에르하임이다.
가끔 이렇게 통찰력 있는 질문을 잘 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