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82)
— –>
“그럴 수는 없습니다! 무슨 수작입니까!”
율레인의 말에 클레이튼의 검이 귀신 같이 검집에서 빠져나왔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검이 율레인 단장의 목 끝에 닿았다.
그것은 단순히 위협에서 그치지 않았고, 마치 힘 조절에 실패했다는 듯이 율레인의 목을 꾸욱 누르더니 기어이 피를 보고야 말았다.
“네 죄는 혀를 잘라버릴 만큼 크다. 감히 폐하께 ‘수작’이라니!”
클레이튼은 엄청나게 화가 난 듯 했고 율레인의 목을 찌르고 들어간 검이 깊어졌다.
“검을 거두어라. 클레이튼 경.”
이스마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클레이튼은 그 즉시 검을 거두었다.
그러자 고위사제들이 신성력으로 율레인 단장의 상처를 치료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그 모습을 열심히 바라보았다.
저게 신성력이구나.
저게 아프로뒤태한테서 받은 신력으로 사용하는 힘이구나.
그런 걸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고위사제의 신성력은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신관들의 신성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고 율레인 단장의 목에 났던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자인리케는 왠지 긴장한 듯 보였다.
역시 아프로뒤태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인간에게 저런 걸 할 수 있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신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거고 얼마나 많은 신성력을 줘야 하는 건지, 오랫동안 신의 자리에서 밀려나 있던 자인리케는 고민이 깊어보였다.
그나마 에르하임은, 그 고민을 앞에서 해 주는 자인리케가 있어서 고민의 깊이가 조금 덜 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인리케와 늘 패키지로 묶여다니는 신세였기 때문에 그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지금은 나를 구했다는 후광 때문에 사람들이 다른 것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적인 사랑과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곧 그 후광이 사라지면 그때는 자기들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자들이 빨리 감옥으로 가고 싶어 마음이 급한 것 같으니 안내하도록 해라. 그리니치.”
이스마힐이 그리니치를 지목하자 주목 받는 거에 꽤나 욕심이 있는 그리니치가 당장 앞으로 나아가 그들의 몸을 굴욕적으로 들어올렸다.
“우리 여신님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오. 이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오!!”
고위사제들이 소리를 질러댔지만 이제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도 없었다.
“갚아야 할 돈을 갚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온 주제에 말이 많군. 그대들의 여신은 그런 것을 가르쳐주던가.”
이스마힐은 경멸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듣다보니까 그 말은 율레인이나 신성제국의 고위사제들에게 들으라고 말을 하는 거라기보다는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에게 들으라고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드래곤인 그들을 그런 자리에 배석하게 하는 것도 처음부터 이상하기는 했다.
수호신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그런 자리에 직접 참석하게 할 필요없이 나중에 따로 얘기해도 될 것인데 이렇게 여러 일을 한꺼번에 벌이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에게 현장 학습을 시키려는 의도가 큰 것 같았다.
이렇게 하는 겁니다 라고.
신성력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그렇고, 신이 약하면 그 신을 섬기는 신도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덕분에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땀을 삘삘 흘리며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스마힐. 사람이 참 잔인하네.
그러나 옆에서 구경하는 나는 그저 재미있을 뿐이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포지션만 취하면 되는 것이고.
신난다.
분명히…
그랬는데…
왜 갑자기 내가 타겟이 된 걸까.
자인리케는 갑자기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았고 괜히 아스테라 제국의 수호신이 됐다가 독박을 쓰게 되지는 않을지 진심으로 깊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예 우울증 기미까지 보였다.
신인데.
지금은 드래곤이지만 그래도 원래는 신이었고, 신력을 되찾으면 다시 또 신이 될 텐데.
지금도 신은 신일 텐데.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다른 신들과 비교되는 현실에서는, 그리고 강한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새삼스럽게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며칠동안 기분 좋게 황성 거리를 누비면서 스타성을 과시하던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그들을 위해 마련된 처소에 짱박혀서 나오려고 하질 않더니 갑자기 엄청난 해답을 찾아낸 것처럼 나를 찾아왔다.
그들이 찾은 해법이 왜 하필 나였을까.
대공 때문에 마왕이 아스테라 제국을 침격할 거라는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니 이제는 거기에 대비하는 일만 남았다며 자인리케는 내가 아니면 그 일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아니. 나도 아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럴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나 했더니 자인리케가 말했다.
“내가 너를 강하게 만들어주겠다. 그러면 될 것 같아. 성과도 빨리 나올 것 같고. 내가 가르쳐줄 수 있는 마법도 가르쳐 줄게.”
“네?”
이거 왠지 호의가 아니라 떠넘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거… 꼭 해야 되나요? 저는 그냥 클레이튼이랑 훈련하는 걸로도 충분한 것 같은데.”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그 말에 동의를 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이 자인리케는 아주 절박해졌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게 해 주세요. 제발요.”
각자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거고, 나는 아주 냉정했다.
“우리가 할 일을 소홀히 하겠다는 건 아니야. 우리가 너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거지. 너를 강해지게 해줄 수 있어. 아주 쉽게.”
그건 혹하는 얘기였다.
“다른 사람들도요?”
“아니. 그건 안 돼. 일단 우리가 주려고 하는 마나를 다 감당할 수 있는 육체는 네 몸 밖에 없어.”
“그럼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주면 되죠.”
“아니. 안 돼.”
“왜요?”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이건 신의 은총이란 말이다. 신성력은 아니지만. 우리가 드래곤의 상태로 줄 수 있는 건 마나니까 일단 받아둬.”
자인리케는 꽤 합리적으로 말하는 것 같았지만 뭐가 불길한 기분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나 내가 오래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그 일을 바로 시작해 버렸다.
이건 무슨. 아주. 그냥. 막. 뭔.
퓨전 무협 소설에 나올법한 마나 주입 그런 건가? 라고 생각하면서도 설마 그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왜 그런 슬픈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는 것인가.
아…
나는 진짜, 오랫동안 끊었던 욕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신?
드래곤?
그딴 게 어딨어. 그냥 다 개 새끼지.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제발 그만 좀 하라고 해도 이 두 놈은 내 말을 들어먹지를 않았다.
나는 내 몸 안으로 믿을 수 없을만큼 강한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기분은 정말로 불쾌했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엄청난 이질감, 거부감. 그리고 온갖 안 좋은 기분은 다 생겼다.
내 안에 마나가 차오르는 것 같다는 것은 나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맛있다고 한 번 말했다고 물만두를 열 판을 계속 밀어넣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나중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졌고 내 혼자 힘으로는 서서 버틸 수도 없었다.
자인리케나 에르하임이 나를 잡아줬냐.
무슨.
나는 바닥에 개처럼 엎드린 채로 내 몸에 폭주하기 일보 직전의 기세로 밀려들어오는 마나를 다 받아야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허공에 드래곤 하트가 떠 있었다.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이 두 개였다.
아니. 이 자식들아. 그런 건 좀 아껴. 자꾸 주려고 하지 말고!!
그런데도 그것은 끝도 없이 내 몸으로 들어왔다.
정말로 화가 나는 게 뭐였냐면 그런 일을 당하면서도 나는 왜 멀쩡하냐는 거였다.
힘들고 지치고 불쾌하고.
그걸로 끝이었지 죽을 것 같은 고통 같은 것은 느끼지 않았다.
그 자체로도 정말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다른 사람 같았다면 그 정도의, 아니, 내가 받아들인 마나의 천분의 일을 받아들이고도 아마 온 몸의 구멍마다에서 피를 토해내고 죽어버렸을 것이다.
나중에는 내 몸에서 빛이 났다.
천사가 강림하기라도 한 것처럼 정말 찬란한 기운이 내 몸에서 흩어졌다.
내 땀구멍에서 그 빛이 쏟아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정리도 하지 않고 그냥 들이붓기만 했던 마나가 점차 내 안에서 정돈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천천히 내 몸속을 운행하며 자리를 잡아갔다.
“이 정도면 된 것 같지?”
자인리케가 에르하임에게 물었다.
그런 걸 왜 에르하임에게 묻는 거냐.
나한테 물어!
나는 화가 나서 자인리케를 쏘아보았지만 그는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으쓱해했다.
“자. 이제 그 마검한테 그걸 해 봐.”
“뭘요?”
“마나를 불어넣어 봐.”
내가 순순히 그 말을 들어줄까보냐 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결과가 궁금했기에 마검을 집어들었다.
마검은 여느 때와 달랐다.
마검에게서 그런 긴장감이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이 녀석은 이름이 뭐지?”
자인리케가 물었다.
“…검…인데요?”
“검인 걸 누가 모르나? 이름이 뭐냐고 물은 거잖아.”
“검한테 이름도 붙여주는 거예요?”
자인리케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니. 그게 도대체 어느 부분이, 그런 눈초리를 받아야 되는 부분인 건지 나는 1도 모르겠고.
나는 검한테 이름도 붙여주지 않았다고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의 질타섞인 눈초리를 받으며 마검을 뽑아들었다.
억울했지만 일단은 마검에 마나를 불어넣는 일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마검은 처음에, 원래의 모습 그대로 낭창한 검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가 마나를 밀어넣으면서 점차 크기가 커졌다.
나는 그대로 계속 마나를 불어넣어 3미터까지 마검을 키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정도는 계속 해 오던 거였기 때문에 크게 놀라울 것도 없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이 그걸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더 놀라웠을 뿐.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아마 대륙에서 이런 걸 할 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걸요? 대륙에서 검술 시합이 있었는데 내가 거기 우승자였다고요.”
내가 원래 그렇게 내 입으로 주절주절 내 자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그때는 어쩔 수가 없었다.
말을 안 해 주면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걸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그럼 무척 억울하니까.
그러나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내가 하는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어서 계속 마나를 넣어 보라고 손짓을 했다.
그 전에는 그렇게까지 하지 못했다.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나하고 합이 맞아야 하는데 너무 커지기만 해서 제대로 휘두를 수가 없게 된다면 무기로서의 효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클레이튼이 나에게 그 녀석을 안겨준 것도 내가 쉽게 들고 간단하게 휘두를 수 있는 검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기도 했고.
3미터를 넘어가버리면 내가 쉽게 휘두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자인리케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마검이 거기에서 더 커져도 내가 휘두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얻었다.
나는 마검에 다시 마나를 불어 넣었다.
휘이이이잉-.
기이한 소리가 들렸다.
톱날이 휘어지면서 나는 소리 같기도 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