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91)
— –>
이스마힐 말대로 어차피 포션 한 번 마시면 그까짓 상처야 쑥 낫는 거고 자인리케랑 에르하임이 그동안 기특한 짓도 많이 했고 해서 선심 한 번 써 준다는 생각으로 나는 아예 내 검으로 상처를 조금 더 깊이 냈다.
이야…
사방에 적이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날 때가 있을까.
이 마검 새끼가, 내가 원래 주려고 했던 것보다 힘을 더 주는 바람에 검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들어갔고 상처가 확 깊어졌다.
“어어어어어! 누나!!!”
한 번 누나라고 하니까 이제 아주 그 말이 입에 착 달라붙어 버렸나 보네.
이스마힐이 아주 그냥, 죽어가는 지 친 누나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누나 누나 거리면서도 절대로 나한테 포션을 준다거나 지혈을 해 준다거나 하지는 않고 소리만 질러대고 있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어디서 구해온 건지 모를 커다란 통을 내 아래에 갖다가 받치는데 아 짜증나.
도대체 피를 얼마나 뽑으려고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이런 통을 준비해 놓는 거냐고.
이 인간들…!
***
와. 진짜.
기가 막혀서.
이게 진짜 실화냐?
두 신에 황제에 마검 새끼까지 합작을 해서 내 피를 뽑아서 결국 실신까지 시켜?
이것들을 그냥 확!
남편이고 뭐고 다 뒤졌어! 라고 생각을 하면서 눈을 떴는데 눈물이 글썽글썽한 채로 나를 간호하고 있던 이스마힐이 나를 와락 안으면서 누나!! 라며 통곡을 했을 때 내가 취했을 행동에 대해 논하시오. (20점)
아… 나란 여자.
왜 이렇게 마음이 굳지를 못해.
꺼져, 이 새끼야!! 네가 그러고도 남편이야? 라고 왜 말을 못해.
그런데 이스마힐 이 자식이 먼저 초췌해진 얼굴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 같으면 초췌해진 척 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 보겠지만 마힐이는 그런 놈이 아니라는 걸 내가 알고 있어서 어느 틈에 이스마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너 이러다가 또 피 뽑힌다.
나중에는 장기까지 뺏길지 몰라.
내 안의 이성적인 목소리가 그렇게 말했지만 이렇게 예쁜 마힐이를 보고 어떻게 화를 내.
그래도 한 마디는 해 줬다.
“이스마힐.”
“응. 황후.”
“앞으로 이런 일이 한 번 더 생기면요.”
“아냐. 절대로 이제 이런 일은 없을 거야.”
이스마힐이 말하는 ‘이런 일’과 내가 말하는 ‘이런 일’이 약간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이런 일은 피를 뽑히다가 실신까지 하는 일일 것이고 나의 이런 일은 피를 뽑히는 일을 말하는 거였다.
“다시 한 번 내 피를 노리고 작당을 하다가 걸리면 황제고 신이고 없다. 알았냐?”
“네?”
저도 모르게 존대를 하면서 이스마힐이 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누나.”
“확 그냥 지금 바로 엎어버리려다가 한 번만 용서해주는 거야. 알았냐?”
“네. 누나.”
이스마힐도 이게 실제 상황이라는 걸 깨달은 듯 자기한테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무례하지 않냐거나 하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공손히 말했다.
그래야지.
거기서 조금만 대들었으면 마왕이고 뭐고 그냥 상관도 안 하고 차원 이동할 수 있는 마도구를 뺏어서 돌아가 버릴 생각이었다.
차원 이동을 하려면 그곳의 좌표를 알아야 한다는 것 따위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마도구만 있으면 갈 수 있겠지, 하고 순진하게 생각하면서 꿈에 부풀던 나였다.
이스마힐이 그런 일을 당하는 동안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지 라고 생각했지만 웬걸.
뽕쟁이들이 뽕을 구했는데 뽕 옆을 떠날 수가 있겠는가.
천계의 향은 지랄.
이것들을 그냥 콱!
그래도 이미 뽑힌 피.
한 번만 용서를 해 주기로 하고 그 댓가는 아주 그냥 혹독하게 치르게 해 줄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마계의 문이 열렸다.
***
어두컴컴한 소환진이 끝도 없이 생겨났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갑자기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래도 우리는 꽤나 잘 대비가 되어 있는 편이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의 신도들 중에 신관도 상당히 확보가 된 상태였고 신성제국에서 아프로뒤태에 대한 믿음을 배교하고 귀의한 신관들도 많았다.
그들은 앞으로 대륙에 어떤 재앙이 벌어질지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특히 신성제국의 성기사들은 마물에 특화된 공격기술을 우리에게 순순히 털어 놓았다.
자발적으로 전수를 해 줬으면 피차 좋았겠지만 처음에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급한데 걔들이 자꾸 버티니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당근을 적절히 약속하자 신성력을 이용해서 무기로 공격하는 방법과, 신성력을 그대로 폭사하는 방법을 전수해 주었다.
신성력과 마력이 상극이라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었고 신성력이 효과가 직빵이라는것도 알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일단 마나를 가진 우리는 신성력을 운용할 수도 없었고 그것을 가질 수도 없었다.
마나도 갖고 신성력도 갖고 때에 따라서 그걸 적절히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물밀 듯이 들었지만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마나를 사용하는 검사들 외에 아스테라 제국에도 자인리케와 에르하임으로부터 신성력을 받아서 싸우는 성기사들이 대거 육성되었다.
전력으로 보자면 우리가 그리 밀릴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물들이 끝도 없이 밀려들고 있다는 것과, 마왕의 힘이 끝도 모르게 강해질 거라는 사실이 우리를 두려움에 잠식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몸은 그간의 훈련으로 인해 거의 저절로 움직였고 소환진이 만들어지고 마물들이 나오면 거의 반사적으로 달려나갔다.
검이 마물의 몸을 찌르고 들어가고 마물이 재로 화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나마 나는 어디가서 마나 모자란다는 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다른 검사들은 상황이 달랐다.
신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 역시 신성력을 부어 부상당한 검사들을 치료하면서 점점 신성력이 고갈되었고 그것을 다시 회복할 시간도 얻지 못한 채 다시 또 일에 내몰렸다.
“마지막인 걸까요? 마왕이 드디어 강림하려는 걸까요?”
나는 소환되어 온 마지막 마물을 죽이고 돌아와서 자인리케에게 물었다.
자인리케와 에르하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도들이 힘을 얻는 근원이 그들이었기에 그들 역시 쉬지 못하고 신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마왕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 아마 우리보다는 이스마힐이 더 빨리 알게 되지 않을까? 천계의 천사들 중에 마계 주변에서 마계를 공격하는 천사들이 있는데 그 천사들은 마계의 상황을 늘 주신님께 보고하니까.”
“아… 네…”
이스마힐은 여전히 주신의 신탁을 받고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스마힐이 그런 내용의 신탁을 받게 된다고 우리에게 그 얘기를 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그의 뜻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그가 어떤 결정을 하건, 그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대로 그를 지지해 주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마물들이 나타나는 것이 조금 뜸해지자 검사들이 우리 주위로 모여들었다.
마물들은 황성에만, 그것도 황궁에만 나타나고 있었다.
“이상해요. 왜 마물들이 황궁에만 나타나죠? 다른 곳에 나타난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잖아요.”
우리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 오히려 걱정이 되어서 자인리케에게 물었다.
“마계의 존재들이 인간계로 넘어오는 건 천계의 견제를 받는다. 마계가 함부로 습격하지 못하도록 천계에서 감시를 해 왔지.”
“그런데요?”
“마계에서는 남들 모르게 소환진을 만들어야 했을 거고 황구에는 그 작업이 이미 돼 있었다.”
“대공 짓이었겠군요.”
자인리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는 듯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덕에 우리는 그나마 버텨나가고 있었고 소강상태가 되면 다시 일상의 평화로움까지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나저나 대공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마왕이 먼저 찾아내서 죽였을 수도 있을까요?”
내가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답을 알 수 없다는 걸 알고 질문을 한 게 좀 멍청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나도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그때부터 얌전히 찌그러져 있었다.
전투가 계속 되면서 우리는 이제 그 상황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화려한 황궁 안 곳곳에 천막들이 지어졌고 그 안에서 수많은 기사들이 머물렀다.
누가 뭐라고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시 상황이었고 드물게도 전장터가 황궁이 된 특이한 케이스였다.
“잠시 쉬시지요. 다른 낌새가 보이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클레이튼은 우리를 가장 걱정하면서 이스마힐과 내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앞 다투어 우리를 들여보냈다.
이스마힐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포션은 만일을 위해 비축해 두고 있었다.
생명의 위급을 다투는 큰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에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 이제는 스스로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포션을 아꼈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서였다.
그렇게 아끼는 것이야 아랫사람들이 아끼면 되는 거겠지 했지만 이스마힐은 자기가 다르게 취급받아야 할 이유가 뭐냐고 했다.
그러면서 웃음을 짓더니, 멍청한 사람들이나 그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말했다.
“신하가 없으면 황제가 무슨 소용이야?”
우리 마힐이.
착한 것 같지만 나름 계산적이란 말이야?
이스마힐은 자기도 힘든 와중에도 나를 챙겼다.
“아젤린. 마나가 무한에 가깝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무슨 말인데요?”
“무한하지는 않다는 거야.”
내 손을 잡고 손등을 쓰다듬으면서 그가 말했다.
“공격은 계속되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전멸을 시킬 정도로 마구 몰려드는 건 아니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마왕도. 전면전을 치를 준비는 안 돼 있어서 그런 것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지만.”
이스마힐이 만들어내는 침묵 속에서 나는 혹시나 하는 가정을 떠올렸다.
마나가 무한에 가깝다는 것은, 무한하지는 않다는 말.
그건 나를 두고 하는 말일 텐데.
계속해서 마물들을 보내서 우리의 전력을 확인하는 것처럼 할 뿐 전면 승부를 벌이지는 않는 것이 혹시 내 마나가 고갈되기를 바라고 그 순간을 노린다는 것인가?
“혹시. 나 때문인 거예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건 내 생각이야. 책에서 보여진 것은 아니야.”
이스마힐은 내가 그의 말을 어떤 무게감으로 받아들이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설명했다.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아젤린. 앞으로는,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아젤린은 나서지 마. 다른 사람들이 하도록 해. 아젤린의 마나가 회복되는 게 지금은 가장 중요하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대답은 그렇게 하지만 만약 또다시 위험한 마족이 나타나면 내 몸이 먼저 저절로 나갈 것 같았다.
그리니치와 클레이튼이라면 충분히 고위 마족도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이스마힐의 말을 믿었지만.
아니. 믿었지만 이라는 말의 뒤를 이을 필요는 없다.
그의 말이 맞다.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싸움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해야 했다.
전략을 가지고 싸워야 했다.
마왕이 마계에서 넘어오는 그 순간에 이곳에는 내가 있어야 했다.
이스마힐이 나를 안아주었다.
“지치지 마. 아젤린.”
나는 그의 품 안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그와 마주 누울 시간도 많지 않았고 시간이 난다고 해도 서로의 몸을 열렬히 바라지 않았다.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잠깐씩 나누는 키스나 스킨십이 전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지나가면서 서로 나누는 따뜻한 시선이 정사의 기쁨과 비할 바가 없었다.
서로로 인한 깊은 충족감을 맛보며 우리는 짧은 휴식을 취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밀크가 달려들어왔을 때, 우리는 둘 다 잠에 취해 있었다.
“소… 송구하오나… 폐하…”
아무리 급한 일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가 달려 들어왔다는 것은 확실히 위급한 일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밀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일어서서 벌써 문 밖으로 달려나갔다.
밀크가 우리 뒤에서 달려오면서 보고했다.
“소환진이 생겨난 것인가!”
이스마힐이 말했다.
“그것이 아니라… 한 기사의 몸이 터지고 거기에서 마물들이 나왔습니다. 개체 자체의 위력은 크지 않으나 보고를 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현재 마물들은 모두 죽였습니다만 다시 또 그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그 일이 어떻게 생긴 건지 몰라서…”
밀크의 말에 이스마힐은 손으로 이마를 어루만졌다.
그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스마힐…”
나는 책이 그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밀크. 먼저 가 있어. 폐하와 곧 가도록 하겠다.”
“예, 황후 폐하.”
밀크를 보내고 나는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중요한 일이었고 그것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급했다.
“이스마힐. 책이. 말하지 않는 게 있어요?”
나는 그의 눈빛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대답을 기다렸다.
이스마힐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내가 이미 눈치채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터요?”
“나흘…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생기고 상황이 위급하게 돌아가도 나는 이스마힐이 책을 통해 신탁을 받는다는 사실에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
이스마힐은 자기 역시 당황했을 거면서도 나를 걱정했다.
왜 그런 걸까요 라고 물을 뻔 했지만 만약 짚이는 것이 있었다면 그가 먼저 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신이군요. 주신이 압박을 받는 거예요. 중립을 지키도록. 천계에서 아프로뒤태 여신을 지지하던 신들이 압박을 한 것 같아요. 아프로뒤태 여신은 마계와 인간계의 싸움에서 인간계보다는 마계를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 신성제국이 자기를 배신한 이상 인간계를 완전히 갈아 엎어버리고 싶을지도 모르죠.”
“일단은 가보자. 아젤린.”
이스마힐이 축 처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서두를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일은 이미 샬럿과 카트린의 몸을 통해서 한 번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그곳에 율레인 단장도 있었고 성기사들과 클레이튼도 있었다.
나는 그들이 그 일을 잘 다룰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신관들이 나선다면, 마족의 씨앗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였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일을 제대로 해 나가도록 지휘 체계를 잡아주고 각자를 격려해주는 일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더 이상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의 힘에만 의지해서 싸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을 해야 할까 하는 문제를 두고 우리는 한동안 고민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책을 통해서 신탁을 받는다는 걸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알아야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회의가 소집됐다.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처음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동요를 염려한 듯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어차피. 달라질 것은 없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만 하면 돼.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잘 된 걸 수도 있어.”
자인리케가 말했다.
거참 고맙네.
그런데 생각할수록 그게 명언이었다.
오